필자가 설명한 ‘성인식’, ‘보핍보핍’, ‘소원을 말해봐’, ‘I can’t breathe ‘, 강남스타일’과 앞으로 다룰 ‘trouble maker’, ‘미스터’, ‘no love no more’ 등은 모두 한류로 칭송되는 K-pop이다. 이들 노래가 무의식에 새기는 메시지는 거의 동일하다. ‘쾌락적·일회적 섹스를 즐겨라. 그것이 행복이다.’

침투력 강한 매스미디어를 움직이는 자본의 영향력 때문에 우리는 쾌락 중심적으로 왜곡된 성(性)을 찬미하는 문화상품에 포위되어 살고 있다. 신 나고 재미있다고 해서 신앙인들조차 문화상품의 심층을 식별하지 않고 무방비로 허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난다. 교회가 억압적인 성윤리를 강요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문화상품을 소비하며 그 안에 담긴 쾌락주의적 가치관을 배운다는 의식조차 없이 내면화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은 성관계와 쾌락을 권리로 인식하고, 피임만 잘 하면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성과 생명을 대하게 된다.

일부 평신도와 사목자도 교회가 세상에 개방되어야만, 젊은이들이 교회로 다시 오고 또 교회가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세를 따르자는 타협론이다. 그러다보면 문화상품의 내용에 대한 철저한 식별 없이, 모방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고육책을 쓰게 된다.

정결의 가치를 훼손한 문화는 결국 생명을 죽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통찰력 있는 가르침을 젊은이들로부터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 설득력 있게 편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진리는 멀고 재미는 가깝다. 그래도 교회가 할 일은 멀리 있는 진리를 끌어당기는 것이어야 한다.

쾌락적·일회적 섹스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무의식에 새기는 K-pop 앞에서 안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성찰되지 않고 무의식에 쌓인 욕망은 꼭 빈틈을 파고든다. 성적 욕망 앞에서는 누구도 장사가 없다. 영성 생활이 힘겨워진다. 걸그룹의 선정성에 늘 노출되기 때문에 남성들은 여자 청소년을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여기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

현대인은 성적으로 과도하게 흥분된 시대를 살고 있다. 악은 매우 영리하며 구체적인 방식으로 현존한다. 마음에 파수꾼을 두어 식별하지 않으면, ‘자신 있다, 별 것 아니다’하며 허용한 것들로 인해 내 삶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신앙인에게는 헛된 문화를 식별하여 뿌리치고 선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주변의 요청으로 10월부터 성교육 강좌 10주를 개설했다.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노력에 동참을 부탁드린다.

– 이광호(베네딕토·생명문화연구가)
– http://blog.daum.net/prolifecorpus/1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