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루도비코의 성모신심에 관한 대표적 저서로는『거룩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 개론』과 『마리아의 비밀』을 들 수 있다. 레지오 마리애 교본도 이 두 저서가 성모신심의 대표작임을 인정하면서 단원들로 하여금 읽도록 권장하고 있다.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실천하는 레지오 단원들은 몽포르의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이 가르쳐 준 신심의 독특한 내용을 완전히 터득하고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이 성인은 ‘참된 신심’ 또는 ‘마리아의 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성모신심을 가르치고 있는데, 『거룩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 개론』과 『마리아의 비밀』이라는 두 저서를 통해서 그 내용을 더욱 알차게 설명하고 있다.” (레지오 교본 6장 5항.63-64쪽) : “이 참된 신심을 올바로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몽포르의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이 지은 『거룩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 개론』과 『마리아의 비밀』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레지오 교본 부록 5. 516쪽)
- 거룩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신심 개론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 :Traite de la vraie devotion a la Sante Vierge)
『거룩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 개론』은 성모신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걸작품으로서 현대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많이 애독되는 책들 중의 하나이며, 오늘날 그리스도교적 신심에도 크게 기여해 오고 있는 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떤 이는 이 책을 일컬어 ‘현대 마리아 영성의 기초가 되는 책’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통설에 의하면,이 책은 성인이 죽기 4년 전인 1712년에 쓰였다고 한다. 성인은 평소에 선교하면서 신자들에게 가르쳤던 것을 정리하여 엮었는데, 저술 동기와 목적은 “참된 마리아 신심가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한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함”이었다. (VD, 110-111항 참조)
이 귀중한 원본은 프랑스 혁명 때 없어졌다가 그의 사후 126년이 지난 1842년 4월 22일에 우연히 고서(古書)들이 가득찬 궤작 속에서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는『 참된 신심』114항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이 성인이 살아 생전에 이미 예견하고 예언한 대로 들어맞은 것이었다.
프랭크 더프는 이 책에 대해 교황청과 역대 교황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음을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1848년 비오 9세 교황은 『참된 신심』이라고 명명된 이 책의 헌정본을 받고 애정어린 축복을 내리면서 “이 책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성모신심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공언하였고, 1853년 로마에서 공식적으로 검열한 결과 “이 책에는 신앙 및 도덕에 위배되는 사항이 전혀 없고 교회의 일반적인 의견이나 관행에 어긋나는 어던 새로운 교의도 들어 있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또 비오 10세 교황(재위: 1903-1914)은 루도비코의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사도적인 축복을 내려주었고 회칙 「안식일의 개념 Ad diem illum』이 이책의 내성(內省)과 같은 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교황 베네딕토 15세(재위 1914-1922)는 이 책을 일컬어 “부피는 작지만 거기서 나오는 권위나 감미로움은 얼마나 위대한가! 이 책이 더욱더 보급되어 수없이 많은 영혼들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신을 정화시켜 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한바 있다.
오늘날에 와서도 마리아를 주제로 채택하는 저술가라면 이 『참된 신심』과 그것이 마리아 학문(聖母學)에 미친 영향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심지어 이 신심을 구현하기 위해 33일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봉헌 예절이 교황청의 인준을 받았을 뿐 아니라 많은 전대사(全大赦)와 함께 그 내용이 더욱 풍부해졌다. (cf. F. Duff. The De Montfort way. 7; 월간 『 레지오 마리애』1989년 3월호. 안상인 신부 역. 53-54쪽 참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신학생 시절부터 이 책을 지니고 다니면서 애독했으며 주교수품 때에는 이 책에 기록된 “Totus tuus”(모든 것이 당신의 것 : VD.233항)를 생활 신조로 삼아 변함없이 성모님께 의탁해 오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참된 신심』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헌장 8장을 비교해 볼 때 구조와 내용면에서 서로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 것은 바로 공의회가 이 성인이 지닌 마리아 영성의 신학적· 수덕적인 가치를 인정하고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된 신심』의 구조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머리말: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들어 있는 마리아 (1-13항);
Ⅰ. 강생 구속의 신비 안에 들어 있는 마리아(14-21항)
Ⅱ. 인류의 성화(聖化)와 구원의 신비안에 들어 있는 마리아(22-29항)
Ⅲ.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60-273항)
①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의 기본 진리(60-89항)
② 성모 신심의 종류(90-113항)
③ 신심의 실천 형태와 완전한신심의 본질(114-133항)
④ 참된 신심의 동기(134-212항)
⑤ 참된 신심의 효과(213-225항)
⑥ 참된 신심의 여러 형태(226-265항)
⑦ 영성체와 마리아(266-273항).
『참된 신심』에 부제목(副題目)을 부친다면 저자 자신의 말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VD. 227항)이다. 이 책에서 성모신심에 대한 다섯 가지 기본 진리가 제시되고 있다. (61-89항 참조)
①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의 궁극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② 우리는 전적으로 예수와 마리아의 “사랑의 종(노예)”이다;
③ 우리는 죄악에서 벗어나 그리스도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④ 우리는 중재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또 하나의 중재자인 마리아가 필요하다;
⑤ 하느님으로부터 우리가 맡은 은총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마리아가 필요하다.
사실 이 다섯 가지 진리는 영성생활에 있어서 수덕적인 원리들이다. 『참된 신심』은 예수회 창설자인 성 이냐시오 로욜라가 저술한 『영성수련』의 영향을 받았다고들 한다. 왜냐하면 성 루도비코가 소년시절 예수회 학교의 학생이었고 『참된 신심』역시 『영성수련』이 보여준 과정처럼 신학적 기초 원리들로부터 시작하여 성모님께의 봉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도록 이끌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참된 신심』에는 사목적인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모든 사람들 “특히 신심을 쉽게 받아들이는 단순하고 가난한 이들” (VD. 26항)을 대상으로 삼아 그리스도와 인류의 어머니인 마리아의 능동적인 역할을 널리 알리려 하고 있다.
성 루도비코는 영혼들을 돌보는 사목자들이 구원 경륜과 전례생활에서 마리아의 모성적인 역할을 교회의 모든 지체들에게 알려주어 그들로 하여금 세례 때의 상태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 즉 세례 때의 서약을 매일 갱신하는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사목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마리아의 비밀(Le Secret de Marie)
『마리아의 비밀』은 전세계에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무려 3백판이나 발행된 소책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영성생활을 하도록 이끌어 주었다.이 책 역시 성인의 생애 말기에 쓰였는데 아마 『참된 신심』과 같은 시기인 1712년이거나 혹은 1715년으로 보인다.
이 소책자는 성인이 만성 환자들의 구호소 책임자인 낭트의 경건한 인물 도베즈(Dauvalse) 수녀에게 헌정한 것이다. 이 책은 영성생활에서 성모 마리아의 역할을 본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였기 때문에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저술하였다고 볼 수 있다. 애석하게도 원본은 분실되고 18세기의 사본이 하나 남아 있을 뿐이다.
『마리아의 비밀』은 『참된 신심』을 종합하고 요약한 책이다. 이 책의 구조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머리말(1-2항);
Ⅰ. 구원 계획에 있어서 마리아의 사명 (3-23항);
Ⅱ. 마리아께의 완전한 봉헌(24-78항); 부록.
성 루도비코는 ‘비밀’이란 단어를 다음과 같은 것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① 성령의 은총과 개인적 체험 없이는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어떤 것 (SM. 1-2항 참조);
② 마리아의 인격과 그녀에게 베풀어진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 (SM. 20항; VD. 11. 238항 참조)
③ 완덕에 정진하는 비결로서 마리아께 대한 봉헌 (SM. 70항; VD. 64. 82. 119. 177. 220항 참조).
성 루도비코는 “하느님이 나한테 가르쳐 준 비밀이 있는데, 이것은 고금을 통해 어느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SM. 1항)이라고 하였다. 그는 여기서 성모님께 대한 자기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물론 성모님께 대한 봉헌은 이미 그 전부터 많은 저서를 통해 알려져 있었지만(SM 42항;VD. 159, 163항 참조) 그 내용면에서는 성 루도비코가 저술한 것이 훨씬 알차고 체계적이다.
『마리아의 비밀』에서 ‘동정 성모께 대한 사랑의 종’이란 말도 종종 언급되는데, 이 성인은 이 것을 교리적인 의미보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의미로 사용하였다. 『참된 신심』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저자는 하느님의 계획에 따른 마리아의 사명에 역점을 두어 신자들의 영성생활에 실천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신자들로 하여금 성모신심 없이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으며 자기 자신과 보편 교회를 위해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입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하지 않고는 완덕에 도달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그는 마리아께 대한 봉헌이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나 복음적인 삶을 사는 데 있어서 안전한 길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자들 중에는 얀세니스트 같은 이단자들의 영향으로 여전히 성모신심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성 루도비코는 이 책에서 성모신심을 강조하면서도 독자들의 판단과 결단에 맡기고 있다. 아무튼 성 루도비코 마리아는 이 소책자에서 마리아의 이름으로 영웅적인 생활을 해온 자신의 비밀을 드러내고 있다.
– 최경용 신부, 레지오 마리애 영성 187-191면 발췌, 바오로딸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