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목요일에 교회는 주의 만찬 전례를 거행한다.
거룩한 미사 봉헌의 예식 동안에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
다음은 성 힐데가르트(1098-1179)가 환시를 본 후에 그녀의 글 “길을 알아라「스치비아스」(scivias)” 2권 6장에 적은 것이다.
그 때 나는 보았다.
한 사제가 제의를 입고 미사를 드리기 위해 제대로 갈 때 갑자기 하늘로부터 밝은 빛이 내려왔다.
천사가 그 뒤를 따랐고 빛이 제대 위를 둘러쌌다.
그것은 거룩한 복음 봉독이 끝나고 사제가 떠날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평화의 복음이 읽혀지고 봉헌을 위한 희생제물이 제대 위에 마련된 후, 사제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찬미가를 불렀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온 누리의 주 하느님”
그리고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신비가 시작되었다.
그 순간 하늘이 열렸다.
형언할 수 없이 밝은 한 줄기 불길이 희생제물 위에 내려와, 마치 태양이 자기를 비추는 사물을 자신의 빛으로 꿰뚫듯이 그것을 완전히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번쩍이는 빛이, 마치 사람이 숨을 쉴 때 공기를 들여 마셨다가 내쉬는 것처럼 희생제물을 하늘 높이 이를 때까지 볼 수 없는 곳으로 높이 들어 올렸다가 다시 제대 위에 내려 놓았다.
이제 분명 희생제물은 사람의 눈에는 비록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보일지라도 그것은 참된 몸이요 참된 피로 변화되었다.
또한 독생성자 우리 구세주의 탄생과 수난과 묻히심. 그리고 부활과 승천의 상징이, 인간의 생애 동안에 이 모든 것을 겪으신 그대로 마치 거울을 보듯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사제가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성체를 모실 준비를 시작했을 때 이 빛은 다시 돌아왔다.
나는 하늘이 닫히고 그 안에서부터 나는 소리를 들었다.
“내 아들의 몸과 피를 먹고 마셔라. 그것으로 하와의 죄가 씻겨지고 너희는 정당한 상속인이 될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성체를 모시려고 사제에게 나아갈 때 나는 그들 아래 쪽에 다섯 부류의 서로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 있음을 알았다.
하나는 빛나는 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영혼은 불타고 있었다.
두 번째는 몸이 그림자같이 희미했고 그 영혼은 어두웠다.
세 번째는 머리를 산발하고 있었고 그의 영혼은 인간 악행의 온갖 더러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네 번째는 날카로운 가시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의 영혼은 나병에 걸린 듯이 보였다.
다섯 번째는 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그의 영혼은 마치 썩어가는 시체처럼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성체를 모실 때 이 모든 부류 중에서 어떤 부류는 불길이 그를 끼얹듯이 되어 빛 속에 쌓였고 다른 부류들은 암흑의 구름으로 뒤덮였다.
미사를 마치고 사제가 제대에서 물러날 때 그 때까지 제대를 둘러싸고 있던 밝은 빛은 다시 하늘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