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기도는 먹는 일과 아주 흡사하다.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육신은 쇠약해지고 온갖 병에 걸리게 된다. 육신은 양질의 균형 잡힌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건강한 몸이 그렇게 오랫동안 인간에게 완전한 행복을 약속하진 않는다. 또한 우리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적어도 육신과 마찬가지로 돌봐야 하고 영양분을 공급해줘야 하는 영혼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영혼은 육신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과는 다른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묵상기도를 할 때에는 영적 영양 섭취의 방법이 중요하다. 영혼이 영양분을 섭취하는 때는 사람이 하느님께 마음을 들어올릴 때, 마음의 눈, 즉 영적 시선을 하느님께로 돌릴 때이다. 영적인 삶을 산 스승들은 묵상기도가 거룩해지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쓴다. 그래서 이 묵상기도를 지극히 존중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

   사람들은 이런 묵상기도를 배울 수 있다.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의 수련 방법은 묵상기도에 대한 아주 뛰어난 안내서이다. 아직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일단 거기에 시간을 투자해 보라.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감각의 문을 닫고 의식적으로 거룩한 침묵 속에 잠긴다. 눈은 마음을 향하고 마음은 하느님께 들어올린다. 꼭 고요한 시간에만 내적 기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현존 안에서 끊임없이 모든 일상을 향상시키고 거룩하게 하기 위해서 이 수련 기간 동안에 배운 것을 집에서도 계속 행해야 한다. 그러한 기도의 원동력은 사랑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사랑하는 것에 마음을 쏟고 자주 즐겨 그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묵상기도를 배우고 싶다면 당신은 먼저 침묵을 찾아야 한다. 세상의 소음이 영혼에 밀려들면 성령의 숨결을 느끼기 어렵다.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라면 당신은 그것을 위해 시간을 낼 것이다. 방해받지 않을 조용한 장소로 가라. 사막의 고독을 찾았던 고대 이집트의 은수자처럼, 또는 자신의 암자에서 침묵을 사랑하던 수도승처럼 하라.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의식적으로 하느님께서 현존하심을 느껴라. 당신의 정신을 위로 향하고, 하느님께서 당신을 바라보고 계신다고 생각하라. 하느님께 마음으로 허리 굽혀 인사드리고 그분을 흠숭하라. 성 이냐시오는 이 첫 번째 단계 다음에는 마음의 준비를 위해 기도하기를 권한다. “내 모든 의향과 행동과 노력이 오로지 전능하신 하느님께 봉사하고 그분의 영광을 위해선만 마련되도록 우리 주 하느님께 은총을 구한다.”(EB 46)
  
   이제 묵상거리를 찾아라. 복음 한구절, 주님의 말씀 한마디, 믿을 교리 하나, 예언서의 한문장, 성인들의 말씀, 숨겨진 만나를 찾을 수 있는 ‘준주성범’ 이나 그 비슷한 기도 한 줄. 당신은 이 진리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마음 속에 새기고, 심화시키고, 마음으로 붙잡아야 한다.
   이제 하느님의 어머니처럼 하라.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 그 안에 참된 묵상기도가 있다. 사막의 교부들은 이 내적 숙고를 루미나리(ruminari) 라고 불렀다. 라틴어 사전에서 이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놀랄 것이다. 루미나리는 바로 “되새김질하다” 라는 뜻이다. 사실 옛 수도자들은 암소에게서 묵상기도를 배웠다. 암소가 풀을 먹은 다음, 음식물의 모든 에너지를 얻기 위해 조용히 그 모든 것을 되새김질하는 것처럼, 그렇게 사람들도 영적 양식을 내적으로 ‘되새김질’ 할 수 있다. 그렇게 묵상된 진리는 우리의 살과 피가 되기 위해 그 모든 에너지를 발휘한다.
   먼저 묵상거리를 곰곰이 생각하여 그것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노력하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예수님, 예수님의 행휘, 예수님의 활동,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분이 세우신 교회, 신앙의 진리, 덕성, 그 어느 것이나 다 좋고 훌륭하다!
  
   그러면 이제 숙고하라. 그것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진리가 내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기?그리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당신을 환한 햇빛 속에 세워라. 그러면 당신은 햇빛을 받아서 마음이 따뜻해 질 것이다!
   “성령으로 당신의 힘을 돋구어 내적 인간으로 굳세게 해주시기를 그리고 당신의 마음속에 들어가 사실 수 있기를, 그래서 당신이 사랑에 뿌리를 박고 사랑을 기초로 하여 살아감으로써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하느님의 신비가 얼마나 넓고 길고 높고 깊은지를 깨달아 알고 인간의 모든 지식을 초월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 수 있게 되기를, 이렇게 해서 당신이 완성되고 하느님의 계획이 완전히 이루어지기를”(에페 3,16-18 참조) 바라는 소망을 당신 안에 일깨워라.
   이 내적 숙고는 하느님 앞에서 기도하면서 영혼이 불러일으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가운데 적절로 대화 속으로 들어 온다. 하느님은 진리의 샘이시며 모든 능력과 모든 행복이시다. 겸손하게 그분께 도움을 청하라. 왜냐하면 당신은 나약하고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필립 2,13) 이시기 때문이다.
  
   성 이냐시오는 묵상의 열매로서 어떠한 결과를, 당신을 움직일 어떠한 생각을 얻을 것을, 당신이 사랑 속에 있음을 증명하고 은총과 미덕 속에 성장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확고한 발걸음을 할 결심을 하기를 권한다.
   성 프란치스코 드 살은 ‘영적 꽃다발’ 에 대해 말한다. “아름다운 정원을 거니는 사람은 그 향기를 즐기기 위해 그리고 하루 종일 자기 곁에 두기 위해 기꺼이 몇 송이 꽃을 얻는다. 우리의 정신이 신비 속을 거닐면, 우리는 온종일 더 자주 그것을 생각하고 그 영적 향기를 우리 안에 수용하기 위해서 가장 우리 마음에 드는 것, 우리 성장에 가장 필요한 두서너 개의 생각을 고른다. 우리는 그것을 묵상할 때, 즉 잠시 신비 속에 머물거나 잠시 혼자서 신비 속을 이리저리 거닐 때 가장 잘 할 수 있다.”
  
   이것을 매일 수련하는 사람은 묵상기도 안에 있는 힘을 경험할 것이다. 그러면 그 영혼은 영양분을 취해서 강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앞서 걸어간 길이며 그리스도를 닮는 확실한 길이다.

– 독일 [Priesterbruderschaft St. Petrus, 2005] 에서
– 마르틴 람 신부
– 마리아 13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