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몬의 집 작은 정원에는 빛이 이미 빛이 아니다. 길 저쪽에 있는 나무들과 집들의 윤곽과, 특히 길 자체의 끝이 작은 길이 강가의 숲 속으로 사라지는 곳에 가서는 점점 더 그 윤곽이 희미하여져서 더 밝거나 덜 밝은, 더 어둡거나 덜 어두운 그림자의 오직 하나의 선에, 점점 더 짙어져가는 어둠 속에 합쳐진다. 땅 위에 널려 있는 물건이 이제는 빛깔보다는 소리이다. 집 안에 있는 어린이들의 목소리, 어머니들이 부르는 소리, 양들이나 나귀를 불러들이는 남자들의 외치는 소리, 우물 도르레의 마지막 삐걱거리는 소리 몇 번, 저녁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서로 부딪히는 작은 나뭇가지 같이 날카로운 작은 숲 속에 널려 있는 나무들 부딪는 소리, 저 위에는 별달이 깜박이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빛 같은 것이 남아 있고, 또 달의 첫 번째 푸르끼한 빛살이 하늘에 퍼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분명하지는 않다.
  “나머지는 내일들 말하시오. 지금 당장은 이걸로 그만이예요. 어두워집니다요. 각기 집으로 돌아가시오. 안녕히들 가세요. 예…예…내일이요. 뭐요? 뭐라고 했어요? 불안하다고요? 밤에는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법이요. 그리고 그것이 통하지 않으면 오시오. 꼴 좋게 됐군! 불안까지 겹쳐 그를 더욱 피곤하게 하다니! 그리고 이익밖에는 꿈꾸지 않는 사람들! 또 며느리들이 얌전해지기를 원하는 시어머니들과 시어머니들이 잔소리를 좀 덜하기를 원하는 며느리들, 시어머니들도 며느리들도 모두 혀가 잘려 마땅하단 말이야.
  그리고 또? 당신은? 뭐라고? 오! 그래, 이 가엾은 꼬마! 요한, 이 불쌍한 꼬마를 선생님께 데려 가게. 어머니가 아픈데 예수님께 그를 위해 기도드려 달라고 청하라고 꼬마를 보냈대. 가엾은 꼬마! 키가 작기 때문에 뒤에 남아 있었는데, 멀리서 왔다는군. 집에 돌아가려면 어떻게 한다? 이보세요! 여러분 모두! 선생님을 모시는 기쁨을 누리려고 여기 남아있지 말고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말씀하신 것, 즉 서로 도와주고 힘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도와주라고 하신 것을 실천에 옮길 수 없으시오?
  자! 누가 이 꼬마를 집에 데려다 주시겠어요?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꼬마가 갔을 때는 어머니가 벌써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꼬마가 어머니를 보기라도 해야지요. 나귀들을 가지고 있지요?…. 어둡다고요? 그래 밤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어요? 나는 오랫동안 별빛 아래서 일했지만 건강하고 튼튼해요. 당신이 꼬마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요? 루벤, 하느님의 축복을 받으시오. 여기 꼬마가 있어요. 선생님이 너를 위로해 주셨니? 그래, 그럼 가서 행복하게 지내라.
  그런데 얘한테 먹을 것을 주어야겠는데, 어쩌면 오늘 아침부터 먹지 못했는지도 몰라.”
  “선생님이 따끈한 양젖과 빵과 과일들을 주셨어요.” 하고 요한이 말한다.
  “그럼 이분하고 같이 가라. 나귀에 태워서 집까지 데려다 주실 거다.”
  마침내 모든 사람이 떠나갔다. 그래서 베드로는 그를 도와 가장 끈덕진 사람들을 집으로 돌아가게 한 야고보와 유다와 또 다른 야고보와 토마와 같이 쉴 수가 있다.
  “문을 닫세. 저 두 사람처럼 누가 섭섭해서 다시 돌아오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후유! 하지만 안식일 다음 날은 대단히 피곤하단 말이야!” 베드로가 부엌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면서 또 이렇게 말한다.
  “아! 이젠 조용하겠지.”
  그는 탁자 곁에 앉으셔서 팔꿈치를 올려놓으시고 한 손으로 얼굴을 괴신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여념이 없으신 예수님을 쳐다본다. 베드로는 그분 곁으로 가서 어깨에 손을 얹고 이렇게 말씀드린다.
  “선생님, 피곤하시지요, 예! 사람이 그렇게도 많이 오니! 계절이 이런데도 사방에서 오는군요.”
  “그 사람들 오래잖아 우리를 잃을 까봐 겁내는 것 같아”하고 고기들의 창자를 빼고 있던 안드레아가 말한다. 다른 사람들도 불을 피워서 고기를 구울 수 있게 다둑거리거나 끓는 남비에 넣은 풀 상추를 젓거나 하느라고 바쁘다. 그들의 그림자가 어두운 벽에 투영되는데, 등불보다도 오히려 아궁이 불빛에 비쳐져서 그렇게 된다. 베드로는 매우 피곤해 보이시는 예수께 양젖을 드리려고 잔을 찾는다. 그러나 양젖을 찾아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우리가 가졌던 마지막 양젖을 그 꼬마가 먹었어요. 나머지는 저 늙은 거지와 몸이 성치 못한 남편의 아내에게 주었고요.”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설명한다.
  “그래서 선생님 드실 것을 하나도 안 남았구먼! 다 주지 말아야했는데.”
  “선생님이 주라고 하셨는걸요….”
  “오! 선생님이야 늘 그러시는 걸, 하지만 그렇게 하시게 해서는 안돼. 그분은 당신 옷도 주시고, 양젖도 주시고, 당신 자신도 주셔서 쇠약해지신단 말이야….” 하고 베드로가 불만을 터뜨린다.
  “조용해라, 베드로야!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더 나으니까.” 하고 예수께서 방심상태에서 깨어나시며 조용히 말씀하신다.
  “예! 선생님은 주시고 또 주시고 해서 쇠약해지십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모든 아량을 베푸실 용의가 있음을 보이시면 그럴수록 사람들이 그것을 더 이용합니다.” 그리고 연방 말을 하면서 쓴 편도와 국화꽃이 섞인 것 같은 냄새를 풍기는 까슬까슬한 나뭇잎으로 식탁을 문질러 빵과 물을 놓을 수 있게 아주 깨끗하게 하고는 예수 앞에 컵을 하나 갖다 놓는다.
  예수께서는 매우 목이 마르셨던 것처럼 즉시 물을 따르신다. 베드로는 다른 컵 하나를 식탁의 다른 쪽에 올리브와 야생 회향풀 줄기가 담긴 접시 옆에 놓는다. 그는 필립보가 벌써 양념을 다 한 풀 상추가 담긴 쟁반을 덧붙여 놓고, 동료들과 같이 아주 소박한 걸상들을 가져다가 열세 사람이 앉기에는 부족한 부엌에 있는 네 의자를 보충한다. 잉걸불에 얹어 굽는 물고기가 익는 것을 지켜본 안드레아가 물고기를 다른 접시에 담아서 다른 빵들과 같이 가지고 식탁 쪽으로 간다.
  요한은 등잔을 있던 자리에서 집어서 식탁 한가운데에 갖다 놓는다. 모두가 저녁을 먹으려고 식탁에 가까이 오는 동안 예수께서는 일어나셔서 빵을 주시기 위하여 기도를 드리시고 식탁을 강복하신다. 예수께서 앉으시니 다른 사람들도 앉고, 예수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 주신다. 아니 나누어 주신다기 보다는 각자가 자기 앞에 갖다 놓은 더러는 신선하고 더러는 조금 굳어진 두껍고 넓은 빵조각 위에 물고기들을 갖다놓아 주신다. 그런 다음 사도들은 풀상추를 찍는 데 쓰이는 큰 나무 포크로 풀상추를 덜어간다. 야채에도 빵은 접시노릇을 한다. 다만 예수님 앞에만 어지간히 못 쓰게 된 넓은 금속 접시 하나가 놓여 있는데, 예수께서는 그 접시를 생선을 나누어 주시는 데 사용하셔서 어떤 때에는 이 사람에게 또 어떤 때는 저 사람에게 훌륭한 생선 토막을 주신다.
  자식들 가운데 있는 아버지 같으시다. 나타나엘과 열렬한 사람인 시몬과 필립보는 겉으로는 그분의 아버지 같이 보이고 마태오와 베드로는 형들같이 보이지만 그래도 예수께서 아버지 같으시다. 그들은 먹으면서 그 날 있은 일들을 이야기한다. 요한은 갈라앗산의 저 양치기가 예수님께 그의 양떼가 있는 산 위에 올라가셔서 양떼에 축복을 주시고 그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하셔서 딸의 지참금을 장만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 때문에 베드로가 분개한 것을 마음좋게 웃는다.
  “웃을 거 하나 없어. 그 사람이 ‘제게는 병든 양들이 있는데 그 놈들이 죽으면 저는 망합니다.’ 하고 말할 때는 동정을 했지. 그건 우리 어부들에게 있어서 배가 낡아빠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고기도 잡을 수 없고 먹을 수도 없는데, 누구나 다 먹을 권리는 있거든. 하지만  그 사람이 ‘그런데 제가 그 양들이 성하기를 원하는 것은 부자가 돼서 제가 에스테르에게 줄 지참금과 제가 지을 집으로 마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그러는 것입니다.’하고 말했을 때, 그땐 내가 험해졌지. 나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어. ‘그래 당신은 그 때문에 그렇게도 멀리서 왔단 말이요? 당신은 지참금과 재산과 당신의 양들만 생각하시오? 당신은 영혼이 없소?’ 하고.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어. ‘영혼이라면 시간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양들과 혼사가 더 걱정이 됩니다. 에스테르에게는 좋은 자리이고 또 나이가 많아지기 시작하거든요.’
  자, 이렇게 된 거야. 예수님이 누구에게나 자비로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나지만 않았더라면 꼴 참 좋았을 거야! 나는 정말 그 사람에게 정말이지 얼을락 녹을락 하며 말을 했네….”
  “그런데 형은 말을 도무지 끝낼 것 같지 않던데요. 숨쉴 틈도 없었어요. 형의 목의 핏줄이 부풀어서 막대기 두개처럼 팽팽하던 걸요.” 하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가 말한다.
  “양치기가 간 지가 한동안이 되었는데도 형은 설교를 계속하고 있었어요. 형이 사람들에게 말할 줄을 모른다고 한 것이 다행이지요!” 하고 토마가 덧붙이며 베드로에게 입맞추며 말한다.
  “가엾은 시몬형! 굉장히 화를 내더군요!”
  “아니, 아마 내 말이 옳지 않았단 말이지? 선생님은 뭐야? 선생님은 이스라엘의 모든 바보들의 재산을 만들어 주시는 분이야? 남의 혼인의 들러리나 되시지 아마?”
  “화내지 말아요, 시몬형, 형이 생선을 그 독하고 같이 먹으면 해로울 거요.”하고 사람좋은 마태오가 농담을 한다.
  “자네 말이 옳아. 나는 두려워하면서 빵을 먹고 성을 내면서 고기를 먹으면 무엇을 먹든지 바리사이파 사람들 집에서 하는 잔치 음식의 맛이 난다네.”
  모두가 웃는다. 예수께서도 빙그레 웃으시지만 말씀을 안 하신다. 이제 식사가 끝나간다. 음식을 배불리 먹고 방이 따듯해서 만족한 그들은 식탁 둘레에 약간 졸음기를 느끼며 앉아있다. 그들은 말을 덜하고, 더러는 꾸벅꾸벅 졸고 있다.
  토마는 그의 주머니칼로 식탁 나무에 꽃핀 나뭇가지를 새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식탁가에 십자형으로 포개어 놓고 계시던 팔을 풀으시고 사제가 “Dominus vobiscum”(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말할 때에 하는 것과 같은 손 모양을 하시면서 “그렇지만 가야한다!”고 말씀하시는 예수의 목소리에 잠이 깬다.
  “선생님, 어디로요? 양치기의 집으로요?” 하고 베드로가 여쭙는다.
  “아니다, 시몬아. 라자로네 집으로 간다. 우리는 유다로 돌아가는 것이다.”
  “선생님, 유다사람들이 선생님을 미워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하고 베드로가 외친다.
  “그 사람들이 선생님을 돌로 치려고 한 것이 그리 오랜 일이 아닙니다.”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아니 선생님, 그것은 무모한 일입니다!”하고 마태오가 외친다.
  “선생님은 저희 걱정은 안 하십니까?” 하고 이스카리오테의 유다가 여쭙는다.
  “오! 우리 선생님, 우리 형님, 선생님의 어머니의 이름으로, 그리고 선생님 안에 계신 천주성의 이름으로 간청합니다. 제발 사탄이 선생님 몸에 손을 대서 선생님의 말씀을 약하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마십시오. 선생님은 선생님을 미워하고 이 세상에서는 힘이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혼자이시고, 너무도 고독하십니다.”하고 타대오가 말한다.
  “선생님, 선생님의 목숨을 보호하세요! 만일 선생님을 잃으면 저희는 어떻게 되고 모든 사람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요한은 아연실색하며, 겁에 질리고 몹시 슬퍼하는 어린 아이와 같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예수님을 쳐다보며 말한다.
  베드로는 처음 부르짖고 나서 몸을 돌이켜 그 중 나이 많은 사람들과 토마와 제베대오 아들 야고보와 흥분하여 말을 한다. 그들은 모두 적어도 유월절 시기로 인하여 예수께서 그곳에 머무르시는 것이 더 안전하게 되지 않는 한 예루살렘 근처로 돌아가시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왜냐하면 팔레스티나의 구석구석에서 유월절 명절을 지내려고 온 선생님의 매우 많은 신자들이 있는 것이 선생님께 보호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모든 백성이 선생님을 애정을 가지고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으면 그분을 미워하는 사람들 중의 아무도 감히 그분께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근심스럽게 그 말씀을 드리고 그것을 거의 강요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은 말을 많이 한다.
  “조용히! 조용히! 하루가 아마 열두 시간이 아닌 모양이로구나? 누가 낮에 걸음을 걸으면, 이 세상의 빛을 보기 때문에 비틀거리지 않는다. 그러나 밤에 걸으면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틀거리게 된다. 나는 내 안에 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안다. 너희는 보는 사람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 오기만 해라. 그리고 어두움의 시간이 이르지 않는 한 어두운 것이 아무 것도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라. 그 다음 그 시간이 오면 아무 먼 곳도 아무 힘도, 카이사르의 군대조차도 나를 유다인들에게서 구해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쓰여 있는 것은 일어나야 하며, 악의 세력이 그들의 일을 끝마치기 위해 벌써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대로, 내가 좋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동안 좋은 일을 하게 내버려두어라. 내가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고 기적을 행하기 위한 말 한 마디도 하지 못하게 될 시간이 올 것이다. 세상에는 내 힘이 없어질 것이다. 사람에게는 무서운 벌의 시간일 것이다. 내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를 사랑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그럴 것이다. 자기 자신을 하느님 없는자, 사탄과 그의 저주받은 자식의 제자를 만들기 까지 천주성을 배척했을 사람의 의지로 반복될 시간이다. 이 세상의 종말이 가까웠을 때에 올 시간이다. 불신앙이 최고의 지배자가 되어 기적을 행하는 내 능력을 무력하게 만들 것이다. 내가 그 능력을 잃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믿음도 없고 기적을 얻고자 하는 소원도 없는 곳에는, 얻은 이익을 더 큰 악을 행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기적을 경멸의 대상과 악을 위한 연장을 만드는 곳에는 기적이 내려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지금은 내가 아직 기적을 행할 수 있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기적을 행할 수가 있다.
  자고 있는 우리 친구 라자로에게로 가자. 가서 그를 그 잠에서 깨워 생기 발랄하게 되어 그의 스승을 섬기게 하자.
  “그렇지만 자면 잘된 것입니다. 병이 낫고야 말 것입니다. 잠이 그것만으로도 약이 되었는데 왜 깨웁니까?”하고 지적들을 한다.
  “라자로가 죽었다. 그가 죽기를 기다려서 그곳에 가기로 했다. 라자로의 누이동생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라자로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너희들 때문에 그랬다. 너희들이 믿고 너희의 믿음이 커지라고 그리한 것이다. 라자로의 집으로 가자.”
  “좋습니다! 가십시다! 라자로가 죽은 것처럼, 또 선생님이 돌아가시기를 원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죽을 것입니다.” 하고 토마가 체념한 숙명론자답게 말한다.
  “토마야, 토마야, 그리고 속으로 비난하고 투덜거리는 너희 모두도 나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생명에 대하여 새가 지나가는 구름을 걱정을 하는 것 같이 걱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라. 바람이 끌고 가는 대로 지나가게 내버려두는 것이다.바람은 하느님이 원하시는대로 너희들에게 생명을 주실 수도 있고 빼앗아 가실 수도 있는 그분의 뜻이며, 너희는 거기에 대해서 불평할 거리가 없는 것이다. 마치 새가 지나가는 구름을 원망하지 않고 그 다음에는 좋은 날씨가 오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그래도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구름은 작은 사건이고 하늘은 실재이다. 하늘은 구름들이 우중충하게 만드는 것 같은 때에도 항상 파랗다. 하늘은 구름들 너머로 파랗고 파란 대로 있다. 참다운 생명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참다운 생명은 사람의 목숨이 떨어지더라도 있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나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생명에 대한 불만을 느껴도, 자기 생명에 대한 두려움을 느껴도 안 된다.
  어떻게 하늘나라를 정복하는지 내가 너희에게 보여주겠다. 그러나 만일 너희가 유다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면 어떻게 나를 본받을 수 있겠느냐?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재난도 당하지 않을 너희들이 말이다. 나와 같이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겁이 나느냐? 너희는 자유로이 나를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남아 있기를 원하면 내 나라를 쟁취하기 위하여 너희는 비난과 계락과 조소와 고통을 지니고 있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기를 배워야한다.
  그러면 라자로를 죽음에서 끌어내러 가자. 베다니아의 하인이 여기 왔던 날 밤에 죽었으니까 라자로는 무덤에서 자고 있는 것이 이틀째가 된다. 내일 제6시에 내게서 위안과 그들의 믿음에 대한 갚음을 얻으려고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떠나 보낸 다음에 이곳을 떠나서 강을 건너기로 한다. 밤을 니까의 집에서 지낸 다음 새벽에 엔세매스로 지나가는 길로 해서 베다니아를 향해 떠나기로 하자. 우리는 정오 전에 베다니아에 닿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두 자매는 마음이 동요하고 있다. 나는 그러마고 약속을 했으니 그 약속을 지키겠다…”
  “주님, 누구에게 약속을 하셨습니가?”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거의 벌벌 떨면서 여쭈어 본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양쪽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약속했다. 세데스에서 있었던 율법학자들과의 논쟁이 기억나지 않느냐? 내가 바로 전에 죽은 계집애와 죽은 지 하루 된 사람을 다시 살렸기 때문에 그들은 아직도 나를 거짓말쟁이로 취급할 수가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선생은 아직 부패한 어떤 사람을 다시 살려내지는 못하셨지요’하고.
  과연 하느님만이 어떤 사람을 진흙과 부패에서 끌어내시어 완전하고 살아있는 육체를 다시 만드실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할 참이다. 요르단강가에서 까슬레우 달(月)에 나 자신이 이 내기를 율법학자들에게 상기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새 달에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이오’ 하고. 이것은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한 말이다. 그 다음 나를 절대적으로 사랑하는 자매에게는 만일 그들이 믿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바랐으면 그들의 믿음을 상주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그 자매를 많이 시험하고 많이 슬프게 했다. 그리고 나만이 요사이의 그들의 마음 괴로움과 그들의 완전한 사랑을 안다.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하지만 그들은 큰 상을 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오빠가 부활한 것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내가 멸시를 받을 수 있을 것을 더 가슴 아파하기 때문이다. 내가 골똘하고 지치고 슬퍼하는 것으로 보였었지. 나는 정신으로 자매들 곁에 가 있으면서 그들의 탄식을 듣고 그들의 눈물을 세고 있었다. 가엾은 자매! 지금 나는 의인을 이 세상에, 오빠를 누이 동생들의 품에, 제자를 내 제자들 가운데로 다시 데려오기를 갈망한다.
  시몬아, 우느냐? 그렇다. 너와 내가 라자로와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니, 네 눈물에는 마르타와 마리아의 고통과 친구의 임종의 고통에 대한 고통이 있지만 그가 오래지 않아 우리 사랑에 돌려 보내지리라는 것을 아는 기쁨도 들어 있다. 일어나서 우리 자루를 준비하고 쉬러 가서 새벽에 일어나 이곳을 말끔히 정돈하도록 하자…. 우리가 이곳에 돌아오게 될지 확실치 않다. 우리가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하겠고, 가장 활동적인 사람들에게 말해서 내가 다른 안전한 장소에 가 있지 않은 한 순례자들이 나를 찾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할 일이 대단히 많다. 순례자들이 오기 전에 모든 일을 끝마쳐야 할 것이다…. 자, 아궁이 불을 끄고 등불도 꺼라. 그리고 각기 가서 맡은 일을 한 다음 쉬도록 하여라. 너희 모두가 평안하기를 바란다.”
  예수께서는 일어나셔서 그들에게 강복을 주시고 당신의 작은 방으로 물러 가신다….
  “라자로가 죽은 지가 여러 날이 된다고!”하고 열렬히 “이건 기적이다!”하고 토마가 외친다.
  “그 사람들이 그 다음에는 무엇을 생각해내서 의심을 하려는지 볼테다!”하고 안드레아가 말한다.
  “그런데 하인이 언제 왔었어?” 하고 이스카리오테의 유다가 묻는다.
  “금요일 전날 저녁이야”하고 베드로가 대답한다.
  “그래요? 그런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하고 이스카리오테가 또 묻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곳에 도착할 때면…그가 무덤에 있는 지가 나흘째가 되겠군요?”
  “물론이지! 금요일 밤 하루, 안식일 밤 이틀, 오늘 밤 사흘, 내일 나흘…그러니까 나흘하고 반이지…. 영원한 능력! 아니 벌써 산산조각이 나 있겠는데!”하고 마태오가 말한다.
  “산산조각이 나 있을 거야…. 난 그것도 보고 싶어, 그리고….”
  “뭘 말이오, 시몬 베드로 형?”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그리고 만일 이스라엘이 회개를 하지 않으면 야훼 자신께서 벼락을 치며 내려 오셔도 회개시킬 수 없어.”
  그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