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마리아야, 예언서에서 말하는 별들과 같이 ‘여기 있습니다’하고 말해라. 그리고 아주 기쁘게 내 말을 들으러 오너라.
오늘은 성신강림 전날이다. 지혜는 다만 한번만 당신의 불을 가지고 내려오지는 않으셨다. 너희들에게 빛을 주시려고 항상 내려오신다. 너희가 지혜를 사랑하고 지혜를 가장 귀중한 보물처럼 찾기만 하면 된다. 세상이 파멸하는 것은 지혜를 비웃고, 지혜를 물리치고, 지혜의 길 밖에서 걸어갔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의 정신에 많은 지식을 쌓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원시상태에서 보다 더 무지하다. 그때에는 사람이 주님의 길로 찾았고,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을 긴장시켰었다. 그런데 지금은 찾아야 할 것은 빼놓고 다 찾으며, 그의 안에 가장 무익하게 위험한 모든 말을 채우지만, 그의 생명이 될 말은 채우지 않는다.
‘주님께서는 거인들을 선택하셔서, 그들에게 지혜의 말씀을 전해 주고자하지 않으셨다’고 바룩은 말한다. 그렇다. 주님께서는 거인들을 선택하지 않으신다. 그들을 선택하지 않으신다. 그들을 택하지 않으신다. 너희들이 교만이 가득하기 때문에 너희들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평신도나 축성된 자들아, 그러나 내 눈으로 볼 때에는 너희들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매미들만도 못하다. 주님은 너희들의 학위와 직책, 너희들이 입고 있는 복장과 가지고 있는 이름을 고려하지 않으신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가치를 측정하시려고 고려하시는 것, 즉 정신에 걸쳐진 누더기 옷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만일 너희 정신이 사랑으로 불타지 않고, 너그럽게 희생하고 겸손하고 순결하지 않으면, 주님께서는 너희를 당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당신 지혜의 보물을 맡는 사람으로 선택하지 않으신다.
너희들이 내게 ‘나는 아는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하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이 사람이 알기를 나는 원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가장 추한 문둥병에 걸린 불행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내가 너희들을 불쌍히 여길 수는 있다. 다만 그것만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너희를 내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말하면, 너희가 그럴 만한 자격이 없다. 무슨 일에나 올바르게 사는 생활로 이 자격을 얻을 줄을 알아라. 너희들의 가장 무거운 의무를 위하여는 믿음을 지키면서도, 눈에 덜 띄지만 더 중한 일에는 소홀하면 너희는 올바르지 못하다. 올바르지 못하단 말이다. 그리고 너희가 가진 그 원한은 열성이라는 기만적인 옷을 걸친 인간적인 동기에 지나지 않는다.
너는 와서 네 선생님과 이야기하여라. 너를 고통의 무덤에서 끌어내고, 하기는 이미 본 일이 있는 무서운 위엄을 보임으로써 너를 짓누르지 않게 이리 오너라. 죽은 사람들의 부활에서는 현재의 엄숙함에 달려 있는 영적인 면만을 보존하여라. 너희 안에 불어 넣어지신 하느님의 성령께서 너희에게 생명을 주시는 것이다. 성령께 기도하고 그분께 충실하여라. 그러면 너는 생명과 평화를 얻을 것이다. 생명은 이 세상 생활이 끝난 다음에, 평화는 이 세상에서부터.
어떤 장소가 보이는데 분명히 평야는 아니다. 그렇다고 산도 아니다. 동쪽에 산들이 있지만, 좀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고 계곡이 하나있고, 더 낮고 평평한 언덕, 풀이 덮인 평평한 언덕들이 있다. 한 떼의 야산들이 시작되는 첫 번째 언덕들인 것 같다. 땅은 꽤 메마르고 나무가 없다. 조약돌이 많은 땅에 키가 작은 풀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여기저기에 몇 군데 가시덤불이 드문드문 있다. 서쪽으로는 지평선이 넓고 환하게 퍼진다. 자연으로는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해는 있다. 그러나 서쪽은 황혼으로 붉어졌고, 동쪽에 있는 산들은 황혼이 되어가는 빛으로 벌써 자주빛이 된 것으로 보아 저녁이 시작된 것 같다. 단층은 더 어둡게 하고, 더 높은 곳은 거의 자주빛이 되게 하는 황혼의 시초이다.
예수께서는 큰 바위 에 서서 평평한 땅에 흩어져 있는 매우 많은 군중에게 말씀하신다. 제자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있다. 투박한 받침 위에 계셔서 한층 더 키가 커 보이는 예수께서는 당신을 에워싸고 있는 각 연령층과 가지가지 신분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군중을 내려다보신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들리니, 기적들을 행하신 것이 틀림없다. “여러분이 찬사와 감사를 드려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찬사는 별생각 없는 입술에서 나오는 숨처럼 나오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고, 마음에서 올라가는 찬사, 여러분의 마음의 참다운 감정인 찬사이어야 합니다. 이 찬사가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입니다. 병이 고쳐진 사람들은 주님을 충실한사람으로 사랑하시오, 그리고 병이 고쳐진 사람들의 부모들도 주님을 사랑하시오. 다시 찾은 건강을 나쁘게 쓰지 마시오. 육체의 병보다는 마음의 병을 더 무서워하시오. 그리고 죄를 지을 마음을 가지지 마시오. 죄는 어떤 것이든지 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죽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죄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간에 기뻐하는 여러분 모두는 죄로 하느님의 강복을 소멸시키지 마시오. 나쁜 행동은 평화를 빼앗아가기 때문에 여러분의 기쁨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가 없는 곳에는 기쁨이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과 같이 거룩한 사람이 되고, 완전한 사람이 되시오. 아버지께서는 여러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것을 원하십니다. 그리고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는 나라를 주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거룩한 나라에는 율법에 충실함으로 완전하게 된 사람들만이 들어갑니다.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는 입을 다무시고 팔짱을 끼신다. 그리고 이렇게 팔짱을 끼신 채 당신 둘레에 있는 군중을 살펴보신다. 그리고는 휘둘러보신다. 빛이 엷어지는데 따라서 점점 더 어두워지는 밝은 하늘 쪽으로 눈을 들어 올려다보신다. 그리고는 곰곰히 생각하신다. 바위에서 내려오셔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이 사람들을 가엾게 생각한다. 그들은 사흘 전부터 나를 따라 다닌다. 우리는 어떤 마을에서도 멀리 떨어져있다. 만일 내가 이 사람들을 먹이지 않고 돌려보내면, 가장 약한 사람들은 너무 고통을 당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시피, 우리는 어떤 마을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없는 이 곳에서 어디서 빵을 구하겠습니까? 그리고 누가 이 모든 사람을 먹일 만큼 빵을 살 만한 돈을 우리에게 주겠습니까?”
“너희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느냐?”
“저희는 물고기 몇 마리와 빵 몇 조각이 있습니다. 우리 먹을 것에서 남은 것입니다. 그러 이것은 아무에게도 충분하지 못합니다. 만일 이것들을 제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시면, 소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선생님은 저희 먹을 것을 없애시고, 아무에게도 이익을 주지 못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베드로이다.
“너희들이 가진 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그들은 바구니 하나를 가져오는데, 그 안에는 빵조각 일곱 개가 있다. 그것들은 옹근 빵덩어리도 아니다. 커다란 둥근 빵을 자른 큰 조각들인 것 같다. 그리고 물고기도 작은 것들이다. 살짝 구워서 눌은 보잘것없는 작은 물고기 한 줌이다.
“저 무리를 50명씩 무리 지어 앉혀라. 그리고 만일 먹고 싶으면 조용히 말없이 있으라고 하여라.”
제자들이 어떤 사람들은 돌 위에 올라서서,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예수께서 요구하시는 대로 정리하느라고 애를 쓴다. 하도 꾸준히 계속한 나머지 정리하기에 이른다. 어떤 어린아이는 배고프고 졸리다고 칭얼거리고, 또 어떤 아이는 말을 듣게 하려고 어머니나 어떤 다른 친척이 뺨을 때렸기 때문에 운다. 예수께서는 빵들을 드신다. 물론 다는 아니고, 양손에 하나씩 드시고 바치신 다음 내려놓으시고 강복하신다. 그리고 물고기도 드신다. 물고기는 정말 얼마 안 되어서 두 손을 오목하게 오므린 데에 모두 들어있을 지경이다. 물고기도 바치시고 나서 내려놓으시고 강복도 하신다. “자 이제는 가지고 가서 군중 사이를 돌면서 각자에게 듬뿍 주어라.”제자들이 순종한다.
예수께서는 넓은 집단으로 앉아서 평평한 땅 전체를 뒤덮은 그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는 천 모습으로 서서 살펴보시고 미소 지으신다. 제자들은 가고 또 가고, 점점 더 멀리 간다. 그들은 주고 또 준다. 그런데도 바구니는 여전히 음식이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먹는데, 저녁이 내리덮이면서 매우 조용하고 매우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