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조반니 로톤도 수도원에서 비오 신부와 함께 생활하며 사랑을 받던 다니엘 수사는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체험을 하였는데 그 수사는 연옥에서 비오 신부를 만났다는 사후 체험을 전했다. 다니엘 수사는 1952년 어느 날 위에 통증을 느껴 진찰을 받은 결과 ‘악성 비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비오 신부에게 물으니 수술을 받으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신부님, 의사들 말에 따르면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죽게 될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오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이 뭐라고 했든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러니 수술을 받아라.”

비오 신부는 수술을 집도할 병원과 의사를 그에게 알려주었다. 비오 신부가 너무나 강하고 확신에 찬 말을 해서 다니엘 수사는 수술을 받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비오 신부는 덧붙여 말했다.

“걱정 말아라.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을 테니.”

다니엘 수사가 로마의 한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치 누가 그의 도착 시간을 알려주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일이 착착 진행되었다. “제가 수술 후 정신이 들었을 때 사람들은 제가 사흘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죽었다고 했습니다.” 다니엘 수사는 자신이 죽은 뒤에 체험한 바를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저는 하느님을 뵈었습니다. 그분은 정의로운 심판관이 아닌, 사랑 가득한 인자하신 아버지셨습니다. 청빈 서원에 대한 작은 잘못때문에 저는 연옥에서 두세 시간을 지내야 했습니다. 저는 엄청난 아픔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아픔들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 아픔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정말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통증을 느낀 것은 두 눈과 혀, 그리고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모욕한 신체 부위들이었습니다. 연옥에서 사람들은 육체를 지닌 듯이 보였고, 이 세상에서와 똑같은 방법으로 사람을 알아보았습니다. 실제로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영원으로 느껴졌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던 것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온갖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제가 그것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갑자기 성모님께서 저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께 애원하고 탄원하였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 천주의 성모님, 제가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 주님의 뜻을 따라 그리고 주님께 대한 사랑만으로 살고 활동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빌어주소서.’ 저는 또한 비오 신부님도 보았으며 그분께도 애원하였습니다. ‘당신의 엄청난 고통과 당신의 축복 가득한 오상을 통해 하느님께 빌어주시어 저를 이 화염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이 세상에서 연옥을 살도록 해주소서.’

그런 후 저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지 못했으며, 다만 비오 신부님이 성모님과 대화 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성모님께서 저에게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성모님은 고개를 숙여 저에게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제 영혼이 제 몸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저는 눈을 떴고 양팔을 들어 저를 덮고 있던 시트를 벗겨냈습니다. 그 순간 병원에 있던 사람들은 제가 유령인 줄 알고 문을 잠가버리고 모두 겁에 질려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저는 일어나 의자에 앉았습니다. 정각 7시였는데 의사 선생이 들어와 감동에 북받치어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네, 이젠 믿습니다! 하느님을 믿습니다! 예수님을 믿습니다! 성모님을 믿습니다! 교회를 믿습니다! 비오 신부님을 믿습니다!’ 그러고 나서 의사는 왜 자기가 아침 일찍 병원에 왔으며 오자마자 자신이 직접 사망 진단서를 작성한 환자의 병실에 왔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밤에 꾼 꿈이 이상해서 혹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렇게 일찍 병원에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다니엘 수사는 40년이 넘도록 카푸친회 평수사로 살다 1994년에 죽었다. 죽었다 다시 살아난 다니엘 수사와 함께 살았던 판크라치오 신부는 이렇게 증언했다.

“다니엘 수사는 단 한번도 시간을 허비한 적이 없습니다. 그에게는 헛된 시간이라곤 없었습니다. 그는 기도를 위해 그 어떤 가능성도 이용할 줄 알았습니다. 그의 생애는 끊임없는 기도 그 자체였습니다.”

– 오상의 비오 신부님, 바오로딸 출판사
– 남양성모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