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죄를 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 가운데 제일 안전하고 빼어난 방법은 역시 고해성사다.
  물론 소죄를 사하기 위해서는 기도와 자선과 극기와 성수(聖水)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이런 방법은 모두 그 사람의 신심 정도에 따라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고해는 성사요, 우리 주 예수님의 공덕의 힘에 의해 행해지므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사람들이 고해만 잘 하면 모든 죄를 용서받게 되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고해를 해도 좋고 안해도 무방한 소죄에 대해서도 고해는 가장 효력이 있는 확실한 묘약이다.

  고해성사는 죄를 사해서 영원한 생명을 다시 줄 뿐 아니라, 연옥에서 갚지 않으면 안될 죄의 벌을 모두 또는 일부를 사하는 것이다. 이것은 신덕의 도리다. 고해할 때마다 연옥벌이 조금씩 덜어지므로 고해를 자주 할수록 이 벌 모두를 면할 수 있게 될 것은 사실이다. 성 토마스 데 아퀴노께서 말씀하시기를, “고해성사를 받을수록 그 사람이 받을 잠시의 벌은 점점 감해지고.. 그것으로 그 사람이 받을 벌 전부가 완전히 사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참으로 고해성사는 보속(補贖) 중에 제일 좋은 보속이다. 극기를 싫어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극기요, 연옥의 무서운 불로써 갚아야 할 많은 잠벌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갈 우리들에게 제일 좋은 보속에 고해성사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자주 고해성사를 보아 하느님께 바칠 우리의 빚을 될 수 있는 대로 청산하자.

  고해성사는 많은 사람에게 숨은 보화이며, 아직 잘 알리지 못한 보배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고해성사의 효과의 일부를 말한 데 지나지 않는다. 다시 훌륭한 많은 효과가 있음을 말하기로 한다.
  고해는 기적적인 성사이며, 가장 잘 듣는 묘약이다. 이 약은 다만 병만 낫게 할 뿐 아니라 원기를 크게 돋우는 강신보혈제가 되어 영혼의 죄를 사할 뿐 아니라 상존은총과 현행은총을 많이 주는 성사다. 또 가장 큰 이익은 대죄(죽을 죄)로 잃었던 이전 공덕을 도로 찾는 것이다.
  신자가 대죄를 범한 때는 이 세상 재물로써 바꿀 수 없는 자기 영혼의 재산인 공로와 모처럼 쌓아올린 덕의 탑이 여지없이 허물어지면서 하느님의 의로운 제자가 되는 권리인 상존은총을 다 잃게 되어 그 영혼은 마치 총알 맞은 비둘기처럼 땅에 떨어지고 만다. 하늘나라에 오를 사다리인 공덕의 탑이 무너지고, 하느님 앞에 나아가 권리를 주장할 상존은총을 다 잃었으니, 그 영혼은 마치 폭풍우에 거칠어진 황무지가 되고 만 것이다.
  여기에 무슨 좋은 방도가 있어 잃은 재산을 도로 찾고, 허물어진 공든 탑이 그 전처럼 회복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하고, 얼마나 반갑고, 얼마나 기쁠 것인가!? 있다, 있어! 그 방도가 확실히 있다. 그것은 올바른 고해성사이다. 고해성사를 잘 받으면 대죄가 있는 사람은 그 죄를 사함은 물론이고, 잃었던 공덕과 성총을 도로 찾게 되고, 소죄만 있는 사람은 영혼이 가지고 있는 재산과 공덕에 더 보탬을 받을 것이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어떤 죄의 구덩이에 빠진 영혼일망정 그 죄의 무겁고, 더럽고, 괴로움에 기가 질려 어쩔 줄 모르는 영혼일망정,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고해 사제 앞에 나아가 바른 고해를 하면, 그 영혼은 즉시 영세했을 때의 깨끗한 상태로 원상회복이 될 것이니, 이 얼마나 다행한 방법이며, 이 얼마나 기적적인 효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