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년에 훈족의 완강한 아틸라 왕이 막강한 군대를 진두지휘하여 골 지방으로 쳐들어왔다.
아틸라 왕은 백성들의 죄를 벌하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라고 자처하며
스스로를 ‘세상의 공포’ 또는 ‘하느님의 재앙’이라고 불렀다.
골 지방의 모든 것이 불타고 피에 젖었으며 학살과 약탈과 화재가 도처에서 발생했다.
인구가 많은 큰 도시들이 이미 항복했다.
트로이의 재앙이 닥쳐오고 있었고 주민들은 경악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트로이 주교였던 성 루는 하늘의 도움을 굳게 신뢰하면서 십자가를 앞세우고
뒤에는 성직자 무리가 따르는 가운데 아틸라 왕을 만나러 갔다.
아틸라 왕 앞에 이르자 그는
“이 나라를 파괴하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당신은 대체 누구요?”
하고 물었다.
“나는 하느님의 재앙이오.”
라고 아틸라가 대답했다.
주교는 “하느님의 재앙이라면 열렬히 환영이오!
도대체 누가 하느님의 재앙에 저항할 수 있겠소?.”
하고 말한 후 도시의 성문을 열라고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훈족이 성안으로 들어가자 하느님은 그들의 마음을 돌려 어느 것도 해치지 않고 성을 통과하게 하셨다.
로드리게즈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 이처럼 아틸라 왕은 진정 하느님의 재앙이었지만
하느님은 그것을 당신의 재앙으로 여겨 순종하며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그 힘을 발휘하기를 원치 않으셨다.”
ㅡ 당신의 잔 속에 담긴 희망 중에서 (생 쥐르 , 라 콜롱비에르 지음)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