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스의 성자’라 불리는 요한 비안네 성인은 주님께로부터 많은 은사를 받았다. 예언과 치유의 은사, 영혼의 상태를 읽는 은사, 영혼의 구원을 위해 단식 고행을 할 수 있는 은사,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은사를 받은 것 같다. 그는 자신이 맡은 본당이나 교구를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그를 알게 되는 수많은 신앙인들에게 변화를 가져왔다. 다음은 비안네 성인에 관련된 한 가지 일화다.
어느 날 한 젊은 신부가 비안네 신부를 찾아와 조심스런 태도로 물었다.
“신부님,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합니까?”
비안네 신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것은 내가 한 일이 결코 아닙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나를 통해 하신 것이며 나는 그저 도구였을 뿐입니다.”
젊은 신부가 대답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누구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영혼들에게 아무 일도 할 수 없지요.
하지만, 왜 다른 신부들은 신부님이 고해 성사 중에 하시는 기적을 행할 수 없는 걸까요?
그들도 하느님 은총의 도구인데요.
그들도 영혼들에게 좋은 일을 하려고 매우 열심히 기도를 하는데요.”
비안네 신부는 망설였다. 그리고 자신의 거룩한 친구이며 스승인 밸리 신부가 자신에게 종종 말하던 것을 그 젊은 신부에게 들려주었다.
“죄인들의 변화는 기도로 시작하여 참회로 끝납니다.
그런데 그 죄인이 사제이든 친구이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군가의 회심을 위해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꺼이 그들을 위해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기도는 물론이요
단식하고,
잠을 포기하고라도 힘든 고행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고, 또 자신의 양떼들을 성인으로 만들기 위해 고통을 겪지 않는 목자는
완전히 실패할 위험 속에 있는 것입니다!”
젊은 신부는 이 말에 큰 감명을 받고는 비안네 신부 조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어느 죄인을 위해 매우 열심히 기도하고 있지만 그때껏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하며 말했다.
“아마도 그들을 위해 기도한 것만큼 고행하지 않아서 실패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신부님!”
이 진지한 젊은 신부의 말을 듣는 비안네 신부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래서 잠시 생각한 후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예, 분명 그렇소. 그리고 분명 다른 이유도 있소.
만약 신부님이
어린이들도 그 불쌍한 죄인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게 하고 희생하게 할 수 있다면,
정말로 기적이 일어날 것이오.
어린이들의 기도와 고행으로 이룬 아주 놀라운 기적에 대해
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신부님에게 해줄 수 있습니다.
기도와 고행!
조언을 얻으려고 나를 찾아온 신부들에게
어린이들의 기도와 희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하게 심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만드신 피조물에게 너무나 착하시고
너무나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피조물이 어떤 은총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면,
그리고 기도와 더불어 고행을 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는 것을 주실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 수원교구 주보 2009년 12월 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