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적의 메달’을 착용한다. 메달의 모양은 그 당시 하늘로부터 직접 계시되었고 전세계에 보급시키라는 요청이 있었다. 이 일은 1830년 프랑스의 수녀 가타리나 라부레에게 일어났다. 그녀는 1947년 성녀로 시성되었고. 그 시신은 지금까지 부패되지 않은 채 보관되어 있다. 가타리나 라부레는 수녀원의 말단 수녀로서 청소를 담당하고 있었다. (하늘은 언제나 보잘것없는 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의 초월적인 임무를 수녀원 사제 알라델 신부에게 청했을 때, 그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많은 일들이 일어난 후에야 엄격하지만 성실한 이 사제는 보잘것없는 이 수녀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마침내 파리의 대주교에게 찾아가 간청을 드렸다.

  하지만 그 사제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대주교가 자신의 말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대주교가 자신을 약한 믿음 때문에 기적을 찾는 사람으로 보지나 않을까하고 걱정했다. 알레델 신부는 대주교를 찾아가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대주교는 그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자신의 방금 전에 겪은 아주 인상적인 일에 대해 말하게 시작했다.

대주교의 불신앙

  대주교는 방금 전에 파리에 있는 자신의 동료 신부를 방문하고 왔다. 그 역시 대주교였으나 지금은 죽음에 임박해 있었다. 그 사람은 가톨릭 신앙에서 떨어져나가 신앙의 적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에게 신성한 모든 것을 부인하고, 배반했으며 모든 것을 조롱했다. 신앙의 적들은 그를 환영했다. 이 수렁에 빠지기 전까지 그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방탕한 삶을 살았고 결국 완전히 타락한 채 다락방에 버려졌다. 그의 ‘친구들’은 피골이 상접한 그를 방치하며 동정을 살폈다. 어떤 사제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고, 그는 회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파리의 대주교가 그를 찾아갔다. 대주교가 다락방에 올라갔을 때, 마침 그를 지키고 있던 사람이 없었다. 그는 곧 죽을 것 같았고 전혀 기력이 없었다. 대주교가 그리스도와 하늘나라와 지옥과 용서와 회심에 대해 말하자, 뼈만 앙상하던 자에게 생기가 찾아들었다. 예전에 대주교였던 사람에게서 욕설과 저주의 말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파리의 대주교는 그의 격렬한 증오의 말과 지독한 욕설에 공포를 느꼈다. 지옥이 열리는 것 같았다. 파리의 대주교는 평생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들이었다. 게다가 그 사람이 미친 듯이 화를 냈기 때문에 대주교는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도망치듯 물러 나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이런 그를 알라델 신부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파리의 대주교는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털어놓고 있었다. 알라델 신부는 참을성 있게 그의 말을 들었다.

기적의 메달을 시험하다

  마침내 대주교가 알라델 신부에게 물었다. “그런데 대체 무엇 때문에 왔습니까?” 그제야 알라델 신부는 대주교에게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한 수녀에게 나타나 메달을 만들라고 하셨으며 그 메달을 경건한 마음과 믿음으로 착용하는 자에게는 하느님으로부터 아주 특별한 은총을 얻어주겠다는 약속을 하셨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대주교가 펄쩍 뛰었다.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그것을 지시했다고? 우리에게 그것을 지시했다고! 내가 방금 방문했던 그 끔찍한 사람이 회심을 한다면, 그 초자연적인 계시를 믿고 그 메달을 만들게 하겠소. 당신은 엄청난 것을 원하는군!” 알라델 신부가 말했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군요.” “그분이 하느님의 어머니라면 가능할게요.” 대주교가 계속 말했다. “그러나 그분은 동시에 네 가지 기적을 일으켜야 할 것이오. 첫째, 내가 다시 방문할 때까지 그 주교가 살아았을 것. 둘째, 내가 그를 찾아낼 수 있을 것. 하느님의 적들이 그를 더 깊숙이 숨겼을테니까. 셋째, 내가 그의 방에 들어가야 할 것. 넷째, 가장 큰 기적은, 이 지독한 사람이 그의 태도를 완전히 바꿔야 할 것. 그가 참회하여 고해성사를 보고 완전히 회심할 것. 죽기 전에! 성모님이 이 모든 것을 완전히 이루시면 나는 그 수녀에게 발현하신 것을 믿겠소. 그리고 그분이 원하신 메달을 내 교구 안에 보급하겠소!”

  이렇게 말한 뒤 대주교는 알라델 신부에게 메달의 그림과 글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게 하고, 같은 날 금 세공사에게 견본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그것도 하나만! 메달을 만드는 데에는 며칠이 걸렸다. 대주교가 메달을 받던 날 믿을 만한 사람에게서 그 주교가 아직 살아있고 찾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대주교는 곧 메달을 가지고 길을 떠났다. 정말로 그곳에 그 불쌍한 사람이 있었다. 대주교는 그가 있는 곳에 무사히 들어갔다. 그렇게 하여 대주교가 제시했던 조건 중 세 가지 조건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사람은 대주교를 강하게 거절했다. 대주교는 무거운 마음으로 주교관으로 돌아갔다. 그는 주교관 경당에 무릎을 꿇고 하느님을 떠난 그가 회심하도록 하느님께 간청했다. 그가 무릎을 꿇고 있는 동안, 심부름꾼이 그에게 와서 죽어가는 그 사람이 간절히 대주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어나 서둘러 메달을 가지고 그곳으로 다시 갔다. 그곳에 도착한 대주교는 아무 말 없이 그의 가슴에 메달을 얹어 주었다. 그때 그 불쌍한 사람이 쓰라린 눈물을 흘렸다. 대주교가 물었다. “하느님과 화해하지 않겠소?” “그것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하겠소? 나는 너무나 많은 죄를 지었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 오른쪽에 있던 도둑을 용서하신 것을 당신은 모르겠소? 그것도 마지막 순간에”

  버림받은 그 사람은 더욱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평생 지은 끔찍한 모든 죄를 고백했다. 대주교가 그에게 사죄경을 주었을 때, 커다란 평화가 그에게 찾아들었다. 그 사람은 깊은 믿음으로 병자성사를 받고 성체를 영하고 그날 밤 숨을 거두었다.

  대주교는 하느님의 어머니의 소원을 이루어드렸다. 이렇게 해서 수백만 개의 메달이 만들어졌다. 그 메달들은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하느님을 떠났던 주교가 회심했던 것처럼 도처에서 회심의 기적이 일어났다. 또한 많은 청원기도가 이루어졌다. 순식간에 그 메달은 ‘기적의 메달’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주교의 회심은 발현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한 기적의 표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금도 전세계에서 기적의 회심과 구원에 대한 보고가 들어온다.

– Das Zeichen der Endzeit: 베르네 슈어 신부
– 마리아 2005년 12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