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성으로 서둘러 바치는 기도가 아니라, 내 성심과 일치하려는 진실된 기도만이 하늘에 닿는다. 나는 그 무엇보다 사랑으로 바치는 기도에 기뻐한다. ”
‘참된 미사참례는 참된 묵주기도 영성에서 온다’, ‘묵주기도는 십자가의 길 기도와 분리될 수 없다’
– 기도를 가르쳐 주신 예수님
유아시절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신 어머님을 따라 유아영세를 받았던 저는 신앙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믿음이 약한 상태로 성당을 건성으로 다녔습니다. 고향의 성당에서 결혼 후 부모, 형제간의 계속되는 갈등과 반목에 서로의 만남이 점차 마음의 상처만 깊어 졌고 막내나 다름없는 저는 자칫하면 결혼생활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고향 가까이 있던 직장도 변동이 많았던 터라 어려운 경제형편에도 불구하고 우리가정은 부모, 형제가 없는 서울로 직장과 생활의 거처를 옮기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서울에서의 첫해를 마감하면서 우리가정이 주님을 알고 주님의 인도로 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부터 우리부부는 그룹성서공부를 시작하게 되어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94년 4월 12일 새벽 꿈속에서 “예수님께 기도하여라” 는 음성을 들었고, 그날 어떤자매가 수원교구 김 남 수 주교님께서 인가하신 “15기도” 책을 여러 권 가지고 오셔서 “반장께서 전파 좀 해주세요” 하며 주셨습니다. 그날 저녁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인 애들과 아내와 나는 새벽부터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가지고 가족회의를 하였고 기도와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잘 몰랐던 저희 가족은 365일간 해야 하는 “15기도”를 함께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날로부터 저녁마다 십자가와 예수성심상, 성모상을 모셔놓고 촛불을 켜고 모여 앉아 “15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비르짓다 성녀에게 15기도를 계시하시며 주시겠다던 많은 은총도 좋았으나 특히 365일간 이 기도를 한 사람의 친척들과 자신의 구원을 약속해 주신 점이 너무도 좋아서 제힘으로는 해결 못하는 부모, 형제들과 가족들 간의 너무 안타깝고 괴로운 이 문제의 해결과 우리가정의 장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인도 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면서 이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가족이 1년간 함께하는 이 기도는 직장에서의 퇴근시간과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거리, 또한 기도에 익숙치 않았던 우리 애들의 적응과 참여는 결코 쉽지 않았지만 서로 격려해주고 어려움을 서로 나누면서 이 기도를 해내는 것이 우리인생에 있어 하나의 새로운 목표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지속하게 되었습니다.
1년이 되던 날 우리 가족은 너무나도 기쁜 환희와 이 기도할 수 있게 보호해주신 주님의 은총을 느꼈으며 각자의 어려운 문제들과 우리가정의 많은 고민들이 주님의 도우심으로 눈 녹듯이 해결되었고 우리가정은 이세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오는 깊은 평화를 느꼈습니다.
그 후에도 우리 가족은 누가 먼저 제의하지도 않았으나 저녁때 자연스럽게 다시 십자가 앞에 모여 기도는 계속되었고 15기도가 끝난 뒤에 성가까지 부르기 시작했고 기도는 더욱 기쁘고 충만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 가족이 기도를 막 마치고 촛불을 끄기 전 눈앞에… 어떤 성당이 나타났으며 제가 그 성당의 문을 열고 성전으로 들어가니 제대 오른편 모자상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던 한 수도자를 발견하였고, 그분은 기도를 마치고 제대 앞 중앙 쪽으로 오셔서 십자가상 앞에서 제 쪽으로 돌아서시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말없이 나를 바라보시는 그분과 눈이 마주치던 순간, 안토니오라는 본명을 가졌으나 제 주보성인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고 있던 저는 그분이 파도빠의 성안토니오라는 것을 알았으며 13세기경의 수도자복장에 부리부리한 눈, 깎아버린 머리윗부분, 발이 없이 지면에서 약간 떠있는 모습’은 저희에게는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며칠 후 우리부부는 한 동네에서 같이 살자고 청하던 절친한 친구부인의 권유로 분양 받아놓은 일산동 동문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초행길인 일산으로 가던 중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때 아주 눈에 익은 우리오른편에 있는 일산동성당을 발견하고는 성당을 먼저 들리게 되었고, 성당입구의 성모동굴 앞에는 애들 엄마의 주보성인이신 기도하는 모습의 벨라뎃다성녀상이 있었고, 성전을 들어서니 며칠 전 기도 후 환시상태에서 들렀던 바로 그 성당이자 파도빠의 성안토니오가 주보성인이라는 사실에 너무너무 놀랐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저희의 새로운 삶을 위하여 일산으로 “떠나라”는 예수님의 이끄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사도신경의 “전능하신 천주성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 동정 마리아…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등…” 의 내용이 저는 진실되이 믿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4년간 살았던 일산 생활은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충만되어 하루도 빠짐없이 다같이 15기도와 매일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또한 이 기도의 열렬한 전파자가 되어있었으며 그러던 중 15기도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화정성당에서 약 40명이 모인 기도회에서 15기도를 전파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주님께서는 세 사람의 이상한 언어와 세사람의 해석의 은사로 세가지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영원한 구원은 십자가 믿음에 있다.”,
“기도는 내 상처에 향유를 붓는 것이다.”,
“내 십자가의 사랑을 받아라.”
라는 말씀이 떨어지자 그곳에 모여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통회의 눈물과 성찰을 하였고 15기도서를 가지고 가셔서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한달 후 화정성당에 다니던 어린자폐증 환자가 있던 가정에서 치유의 은사가 있었고 이로 인하여 수천 권의 책이 화정성당 신자들에게 전파되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주엽성당에 다니던 어떤 가정은 저희의 권유로 가족이 어렵게 1년간의 15기도를 끝낸 후 감사의 표시로 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한국에서 초판 발행되었던 15기도 책이었으며 이 기도서를 발행하여 전파를 하고 있던 저희 팀에게 무한한 기쁨과 주님의 격려의 손길을 확신하였고 이 초판을 기초로 다시 편집, 출간하여 주님의 은총으로 약 20,000권이 전파되어 많은 이들이 함께 기도하기 시작한 큰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물질문명 속에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발견치 못하고 상대적인 빈곤감과 생활의 어려움들 때문에 주님을 찾고자 시간을 할애하기까지는 정말 어려웠던 과거를 돌이켜보며 기도를 통하여 주님을 찾을 수 있게 해 주신 그 큰 은혜에 감사합니다.
생활이 어렵고 지칠 때, 거듭 죄를 지었을 때마다 아직도 믿음이 약한 제자신이 부끄럽지만 그 순간마다 다시 돌이켜보며 항상 내 곁에 계시는 주님께 용서를 청하고 주님이 좋아하시는 생활을 할 수 있는 원천의 능력을 주시기를 지속적으로 기도할 수 있는 기회와 습관을 주신 예수님께 감사합니다!
– 2003년 “수원교구 40주년 기념 신앙체험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