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카타리나는 1347년 주님 탄생 예고 축일(3월25일)에 염색(染色)을 직업으로 하고있는 베난카사 가문의 스물 세번째 자녀로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태어났다.
본시 신심이 두터웠던 양친은 생활도 넉넉했으므로 많은 자녀들을 아무 어려움 없이 충분한 교육을 받게 할 수 있었으나 유난히도 명랑한 자라 불리던 가타리나는 다른 형제, 자매와는 일찍부터 달라 예수님과 그 외의 발현을 보기도하고 탈혼 상태에 빠지기도 하여 하느님의 특별한 총애를 받고 자란 것을 모든 이들이 알게 되었다.

이처럼 풍부한 영적 은총을 받고 있던 가타리나였으므로 겨우 7세에 이르자 평생 동정 서원을 발하게된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으나 양친은 후에 이 미모의 딸을 출가시키려고 하던 무렵 뜻밖에 이 사실을 알고 크게 노하여 그녀를 하녀처럼 혹사시켰다.
그러나 가타리나는 다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에 힘을 얻어 이러한 학대를 3년간이나 참았다.
그러던 중에 양친도 가타리나가 하느님께 특별히 선택된 자라는 것을깨닫고 그 후부터는 그녀의 결심을 방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참으로 참기 어려운 마음의 번민을 당하게 된것은 오히려 그 후부터이다.
어찌된 일인지 정결치 못한 생각이나 상상이 자꾸 일어나 이틀에 반시간만 자며 고행과 기도를 통해, 그리고 믿음 안에서 화살 기도를 수시로 바치고 예수님을 외치면서 해도 도처히 물리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하느님의 시련에 불과했다.
어느 날, 가타리나가 사랑과 고통으로 인해 거의 죽어가는 상태에서 예수님을 불렀을 때 예수님께서 그녀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셨다.

-가타리나: 나의 주님, 악마들이 그 숱한 음란함을 통해 내 마음을 괴롭혔을 때 당신은 어디 계셨습니까?
-주님: 나는 네 마음 안에 있었다.

-가타리나: 오! 주님, 친히 진리이신 당신 앞에 나는 엎드려 말씀드립니다.
내 마음은 혐오스럽고 더러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어떻게 당신께서 거기 계실 수 있었는 지요?

-주님: 그러한 생각과 유혹들이 네 마음 안에 무엇을 가져다 주었느냐?
즐거움이었느냐, 고통이었느냐, 기쁨이었느냐, 슬픔이었느냐?

-가타리나: 큰 고통과 갈등이었습니다.

-주님: 네 마음 중심에 숨어 있는 내가 아니라면 누가 너를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었겠느냐.
내가 거기에서 현존하지 않았더라면 음란한 생각이 가득 찼을 때 너는 쾌락에서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나는 네가 원수들로부터 유혹 당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너의 구원을 위해 숨어서 아무 흔들림 없도록 너를 보호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나는 네게 더 친밀하게, 더 자주 나를 드러내 보이리라.

가타리나는 이 말을 듣고 큰 위로를 느끼면서 이후에는 어떠한 유혹의 폭풍우가 닥쳐와도 용감히 일어나 확고한 신념으로 훌륭히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 medjugorj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