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그는 이미 길을 멀리 떠나갔었지. 그는 너무 늦게 자신의 묵주를 집에 두고 온 것을 알게 되었어. 어떻게 하지? 그냥 가버릴까? 집으로 되돌아갈까? 잠깐 동안 생각하다가 그는 홱 돌아서서,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집으로 달려가, 묵주를 가지고 다시 길을 갔어.”
“할머니 나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고 에리카가 끼여들었다.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도 기도를 할 수 있었을 거예요. 보좌신부님이 말씀하셨어요. 묵주가 없을 때나 전차를 기다려야만 할 때에는, 언제나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어요.”
할머니는 웃으며 “보좌신부님의 말씀이 옳다” 고 말씀하시고는 다음과 같이 말씀을 계속하셨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자신의 진주알(묵주)를 원했고, 그것없이 지내려 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는 서둘러 길을 갔으나, 10분 가량 늦게 광산에 도착했지. 광산에서는 동료 광부들이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어. 왜냐하면 감독인 너희 할아버지가 화약 상자의 열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동료 광부들은 할아버지가 오기 전에 일을 시작할 수도 있었어. 광부들은 이미 모두 갱구 앞에 있었고, 할아버지도 그들과 함께 굴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뇌성병력을 치는 소리가 들렸어. 사람들은 종이장처럼 창백해져서 서로를 쳐다보았지. 어떤 것이 허물어졌던 거야. 산이 내려 앉은 것이 틀림없었다. 고맙게도 일꾼들은 아직 아무도 내려가지 않고 있었고 그래도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대.
조사를 해보니 커다란 바위덩어리들이 산에서 굴러 떨어진 거야. 많은 방위덩어리들이 굴러 떨어져 여러 개의 갱도들을 막아버렸는데 이 날 만약에 할아버지가 정각에 도착했다라면, 많은 광부들이 이 불행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고, 할아버지도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이 사건을 하느님의 섭리였던 것이 틀림없어. 할아버지가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을 때, 일이 다 지나갔는데도 내 무릎이 후들후들 떨렸단다. 그때 우리 애들은 아직 어렸고 네 아버지가 겨우 다섯 살이었고 쌍둥이는 더 어렸어. 가계를 벌어들이는 사람이 일찍 죽어버렸다면, 우리가 어떻게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겠니?
그때에는 아직 오늘날과 같이 큰 보험도 없었고, 사람들은 국가의 원조보다 자기의 노동과 저축에 의존 할 수밖에 없었지. 우리는 자녀수당이나 보육 원조 없이 세 아이들을 기른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애들은 나름대로 그래도 잘 성장했고, 특히 정직하고 올바르게 자랐어. 나는 너희 할아버지의 기도가 이렇게 되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믿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는 묵주기도를 대단히 존중하며, 커다란 위험에서 우리 가족을 지켜준 것을 언제나 기억하기 위해 묵주를 높이 걸어놓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의 사랑하는 어머니의 날인 토요일과, 주님이 부활하신 날인 일요일에는 언제나 할아버지의 묵주를 이용하고 있단다.”
방안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빨간 불빛만이 이리저리 팔랑이며, 마리아의 사랑스런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마리아님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잉게코발스키의 실화)
– 마리아지 1999년 9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