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천주교 신자가 됐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예수님이 어떤 사람인지 좀 알겠구만. 예수님은 어디서 태어났나?”
  “모르겠는걸”
  “죽을 때 나이는 몇 살이었나?”
  “모르겠네”
  “설교는 몇 차례나 했나?”
  “몰라”
  “아니, 자네 성당에 다닌다면서, 정작 예수님에 관해 아는 게 별로 없지 않은가?”
  “자네 말이 맞아. 사실 난 아는 게 너무 적어 부끄럽구만. 하지만 예수님을 알게 된 다음에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알고 있네. 성당에 다니기 전에 나는 주정뱅이였고, 빚을 지고 있었어. 화가 나거나 일이 잘 안 풀리면 가족들에게 모든 화풀이를 했기 때문에, 가족들은 매일 저녁마다 내가 집에 돌아오는 걸 무서워하고 있었다네. 그야말로 우리 가정은 거의 파탄지경에 이르렀었다네. 그런데 이제 난 술을 끊었고, 빚도 다 갚았다네. 이제 우리 집은 화목한 가정이야. 저녁마다 아이들은 내가 돌아오기를 목이 빠져라고 기다리게 됐거든. 이게 모두 예수님께서 나에게 이루어주신 걸세. 사실 내가 예수님에 관해서 별로 아는 것은 없지만 이 정도는 알고 있다네.”

– 안소니 드멜로, [종교박람회], 154쪽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