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행위입니다. 하느님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염둥이”(이사야 43, 4)라고 하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러기에 한 순간도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고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이사야 49,16 참조)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것, 하느님께서는 무엇이 아쉬우셔서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계시기를 원하시며 마치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는 사람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묵시 3,20 참조)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눈길에 사랑으로 보답하여 우리의 사랑의 눈길을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 기도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벗으로(요한 15.15), 아내로(호세2.18, 21-22) 삼으시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쳐 피를 흘리시고 죽기까지 사랑해 주신다는 것을 알아야 우리가 마음을 다해 정성스럽게 기도를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영성생활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사는 생활이므로 하느님과의 친밀하고 정다운 대화인 기도는 영성생활의 핵심이자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본향(本鄕)인 하늘나라로 되돌아가는 여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직접적으로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바라보며 사랑으로 정성스럽게 하느님을 모시는 생활을 관상생활(觀想生活)이라 하고, 이웃을 통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생활을 활동생활(活動生活)이라 합니다. 이웃을 섬기고 사랑하는 활동생활도 중요하지만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직접 뵙고 사랑하는 기도 생활은 더욱 더 중요합니다.

1. 기도의 주된 목적

   사랑은 베푸는 것, 받기보다 주기에 열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시고 우리를 사랑으로 돌보시는 데 우리는 하느님께 무엇을 드리는 것보다 청하기만 합니다. 성숙한 사람의 기도와 행동은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고 위로해 드릴까를 찾습니다. 기도의 주된 목적은 하느님을 흠숭하고 사랑하며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은 감실 안에 그리고 우리 안에 계시면서 외롭고 쓸쓸하게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랑은 조건 없이 베푸는 것, 이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 기도의 가치
  
   “오래된 친구가 좋다”는 말처럼 기도는 우정의 역사(歷史)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도 자주 만나야 우정과 사랑이 깊어지듯이 기도로 하느님과 자주 만나면 서먹서먹한 사이가 아니라 아주 친밀한 사이가 됩니다. 사실은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엄위로운 심판자나 위대한 창조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애로운 아버지로서의 하느님(이사 66.11 참조)으로 생각하고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오기를 원하십니다. 영성생활의 목적은 하느님과의 친밀한 신적(神的)일치 인데 이 일치를 위해서 기도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완덕의 길 21, 6 참조)  

   하느님을 닮기 위해서는 늘 하느님 곁에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우리의 눈길을 두는 데 모든 선(善)이 있고, 하느님에게서 눈을 떼는 데 모든 해(害)가 있습니다.

3. 기도의 필요성
  
   예수님께서는 잠을 자고 있는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마태26,14)고 하셨습니다. 예수의 데레사 성녀도 마귀의 간계를 알아내는 데 기도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했습니다. 기도는 은총의 문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빛과 힘과 은총을 얻게 됩니다. 하느님의 빛을 받으므로 기도를 하면 무엇이 참된 것이고 무엇이 헛된 것인지를, 또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알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진리와 선을 향하여 굳세고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마음이 넓어지며 만족하고 평화스럽게 되어 이웃을 너그럽게 대하고 사랑을 베풀 수 있게 됩니다. 즉 기도를 하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되고 완덕에 도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