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인간의 창조에서 볼 수 있는  하느님의 지혜의 놀라운 능력
(The marvelous power of divine Wisdom shown in the creation of the world and man)

1.  세상의 창조에서

  영원한 지혜이신 분께서는 천주 성부께서 영겁(永劫)을 지내신 후 빛과 하늘과 땅을 만드셨을 때 당신의 마음 속 밖에서도 당신을 드러내기 시작하셨다.  성 요한 사도는 모든 것들이 영원한 지혜이신 말씀을 통하여 만들어졌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모든 것들이 그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요한 1:3).

  솔로몬이 말하기를 영원한 지혜께서는 모든 것들의 어머니시오 창조자이시라고 하였다.  솔로몬이 그분을 단순히 모든 것들을 만드신 분이라고 하지 않고, 또한 어머니라고 불렀음을 기억하자.  이는 창조자는 자기의 손으로 만든 것을 어머니가 자신의 아기에게 하듯이 사랑하고 돌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지혜께서는 모든 것을 창조하신 후 그것들 안에 거하시어 그것들을 감싸시고, 유지하시고, 새롭게 해주신다.  그분께서는 우주를 창조하신 후에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놀라운 질서를 이룩하여 계시는 지극히 높으신, 완전한 아름다움이시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분류하시고, 안배하시고, 평가하시고, 증가시키시고, 헤아리신다.

  그분께서는 하늘을 펼치시어, 태양과, 달과, 별들과, 행성(行星)들을 완전한 질서 속에 배치하셨다.  그분께서는 지구의 토대를 놓으시고, 호수들과 대양에 한계선과 법칙들을 주셨다.  그분께서는 산들을 일으켜 세우셨고, 모든 것들에 알맞은 크기와 정도를 주셨다.  그리고, 드디어 그분께서는 “내가 아버지와 함께 모든 것을 완전한 정확함 안에 배치하고 온갖 다양성을 부여하니, 이로 인하여 아버지와 내가 기뻐하는도다,”라고 하셨다.

  이 신비스러운 하느님의 지혜는 그분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들의 거대한 다양성 속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다.  거의 무한에 가까운 숫자의 여러 종류의 천사들 뿐 아니라, 별들의 밝기도 다양하며, 인간들의 성질도 가지각색이다.  우리는 또한 계절과 날씨의 변화무쌍함에 대하여, 그리고 온갖 동식물들의 다양함, 온갖 종류의 꽃들의 다양스런 아름다움, 수많은 과일들의 다른 맛들로 인하여 경이로움으로 가득차게 된다.  “지혜가 있는 자는 이런 일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호세아 14:10).  영원한 지혜이신 분께서 당신의 지혜를 나누어주신 이가 누구인가?  그런 사람만이 자연의 이 신비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원한 지혜께서는 이를 성인들에게 밝혀주셨으며, 우리는 그 분들의 전기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때로는 성인들이 하느님께서 꿀벌, 개미, 옥수수알, 꽃 한 송이, 벌레 한 마리같은 가장 미소한 것들에게 부여하신 아름다움과 조화와 질서에 대하여 너무나 경탄하여 탈혼에 빠지기까지 하였다.  

      
  2.  인간의 창조에서

  영원한 지혜이신 분의 권능과 인자로우심이 우주의 아름다움과 질서에서 그처럼 찬란하게 드러난다면, 인간의 창조에 있어서는 훨씬 더 그러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분께서 만드신 최고의 걸작품이요, 그분의 아름다우심과 완전하심의 살아있는 모상(模像)이며, 그분의 은총을 담는 위대한 그릇이며, 그분의 부(富)를 넣는 훌륭한 보고(寶庫)이며, 특별한 방법으로 그분을 지상에서 대리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당신께서는 인간이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피조물들을 지배하도록 당신의 지혜로써 안배하셨나이다” (지혜서 9:2).    

  이 훌륭하시고 전능하신 창조주의 영광을 위하여 나는 하느님의 지혜에 의해서 창조된 인간의 본래의 아름다움과 뛰어남을 묘사해야 하겠다.  그러나, 인간 범죄의 영향이 에와의 불쌍하고 비참한 자손인 나에게 미치니, 나의 이해력이 무디어져서 나는 인간의 창조에 대하여 아주 불완전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영원한 지혜이신 분께서는 당신 자신의 지성과 기억력과 의지력의 빛나는 사본(寫本)을 만드셔서 이를 인간 영혼에 주입시키심으로써 인간이 하느님의 살아있는 모상이 되게 하셨다.  인간의 마음 속에 하느님의 순수한 사랑의 불이 타오도록 하셨다.  또한 인간에게 찬란한 육신을 주시고, 천사들과 동물들과 다른 모든 피조물들의 다양한 완전함을 다 한데 집약하여 부여해 주신 것 같았다.

  인간의 존재 전체가 하등의 어두움도 없이 빛났으며, 아무런 흠도 없이 아름다웠으며, 아무런 얼룩도 없이 순결했으며, 어떠한 결함이나, 흠이나, 불완전함 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의 영혼에 하느님의 은총이 들어와 있음으로써 그가 순결하며, 지존하신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는 자가 되어 있었다.  그의 육신은 불사(不死)의 은혜를 받아 있었다.  그의 마음에는 하느님의 순수한 사랑이 있었으며, 죽음에 대한 하등의 두려움도 없었다.  그는 하느님을 끊임없이 사랑했으며, 그 사랑은 아무런 흔들림도 없이 하느님 자신께 대한 순수한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너무나 하느님을 닮았고, 하느님께 깊이 열중하고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싸워야 할 무질서한 정열도 없었고, 정복해야 할 원수들도 없었다.

  영원하신 지혜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바가 이와 같이 흘러 넘쳤고, 인간이 순결한 상태에서 누리던 행복이 또한 지극하였다.  

  그러나, 슬프도다, 이 신성(神性)을 담는 그릇이 산산조각으로 부셔져버린 것이다.  이 아름다운 별이 하늘로부터 떨어졌다.  이 빛나는 태양이 그 빛을 잃었다.  인간이 죄를 지었으며, 이로 인하여 그는 지혜와, 순결함과, 아름다움과, 불사성(不死性)을 상실하였다.  요약하자면, 그는 그에게 주어졌던 모든 좋은 것들을 잃었으며, 온갖 나쁜 것들을 짊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의 정신은 어두워지고 손상되었다.  그의 마음은 하느님께 대하여 차거워졌고, 그분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다.  그의 죄에 물든 영혼은 사탄을 닮게 되었다.  그의 정열은 무질서하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을 다스릴 수가 없게 되었다.  그의 동료는 오직 마귀들 뿐이었으며, 마귀들은 인간을 그들의 노예로 삼고 그들 안에 들어와 살게 되었다.  다른 피조물들까지도 인간에 대항하여 싸우려고 일어섰다.  

  순식간에 인간은 마귀들의 노예가 되었고, 하느님의 진노의 대상이 되었으며, 지옥의 세력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자신이 보아도 역겨운 자가 되어서,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겨 숨었다.  그는 저주를 받았으며 죽어야 할 존재가 되었다.  그는 지상의 낙원으로부터 쫓겨났으며, 천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미래의 행복을 바랄 수 없게 되었으며, 지상에서 저주받은채 비참한 생활로 연명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결국 범죄인으로서 죽게 될 것이며, 죽은 후에는 그의 모든 자손들과 함께 영혼, 육신이 다 마귀들이 받은 저주에 참여하게끔 되었다.

  그가 범죄하였을 때 그에게 내려진 끔찍한 재앙이 이와 같았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정의로써 인간에게 내리신 정당한 벌이었다.

  자신의 비참한 신세를 본 아담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천사들이나 다른 피조물로부터의 도움을 바랄 수도 없었다.  그가 너무나 훌륭한 특은을 받아 있었기 때문에, 즉 그가 창조되었을 때 너무나 훌륭하게 형성되었었기 때문에 그를 그 본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제 그는 그의 죄로 인하여 너무나 보기 싫고, 혐오감을 일으키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낙원으로부터, 하느님의 면전으로부터 추방당하였다.  그는 하느님의 정의로우심이 자신과 그의 모든 자손들을 뒤쫓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하늘문이 닫히는 것을 보았으며, 이를 다시 열어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으며, 아무도 이를 닫아주지 않았다.  

– “영원한 지혜이신 분의 사랑(Love of Eternal Wisdom), 성 루도비꼬 드 몽포르께서 쓰신 책”에서 발췌 번역
– Mary’s Touch By Mail, 2000년 6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