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꽃 따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장미밭 사이로 거닐고 계신다. 이렇게 해서 예수께서는 이 사람 저 사람과 말씀을 하시게 되고, 또 당신께 대한 사랑으로, 과월절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잔치가 있은 후 하녀로 채용한 과부와 그의 아이들과도 말씀을 하시게 되었다. 그들은 딴 사람같이 되었다. 그들은 다시 활짝 피고 차분해져서 기쁘게 그들의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장미꽃이 싱싱하고 빛깔이 좋은지 아직 구별할 줄 몰라서 고를 수가 없는 가장 어린 아이들은 더 조용한 곳에서 다른 어린 아이들과 같이 놀고 있는데, 인간의 새 새끼 같은 그들의 외치는 소리는 나뭇잎들 속에서 먹이를 가지고 돌아오는 어미 새들에게 인사하느라고 짹짹거리는 새들의 소리와 섞인다.
예수께서는 그 인간 새 새끼들 쪽으로 가셔서 몸을 구부리고 관심을 보이시고, 쓰다듬어 주시로 조그마한 말다툼을 말리시고, 넘어져서 흙이 묻고 이마나 귀여운 손이 땅에 긁혀서 건성으로 우는 아이들을 일으키신다. 그러니까 죄없는 이가 죄없는 어린이들에게 주는 애무와 말의 영향으로 울음과 다툼과 질투가 당장 그치고, 그것들이 서로 다투던 대상이나 황금빛 딱정벌레가 떨어진 것이나 빛깔이 있거나 반짝이는 조약돌이나 따온 꽃 같은 것을 드리는 행위로 바뀐다…. 예수의 손에는 그런 것들이 잔뜩 들려있고, 허리띠에도 가득 꽃혀 있다. 그런데 예수께서 딱정벌레나 무당벌레들을 잎에 내려놓아 자유롭게 해 주실 때에도 보이지 않게 하신다. 아주 어린 아이들을 상대하실 때에도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고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하여 예수께서 완전한 요령을 발휘하시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른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더 착하게 만들 줄 아는 비법을 가지고 계시고, 겉으로 보기에는 하찮은 것이지마는, 어린 아이에게 어울리는 완전한 사랑인 것으로 그들의 사랑을 받는 기술을 가지고 계신다….
그런데 옷이 바람에 펄럭이는 돛처럼 펄럭일 만큼 빠른 걸음으로 베드로가 나아오는 것이 보이고, 그 뒤에는 바르톨로메오가 더 천천히 걸어서 따라오는 것이 보인다.
그들은 틀림없이 꽃 따는 여자들의 아이들인, 나무 그늘에 짚을 넣은 매트에 누여 있는 아기들을 쓰다듬어 주시는 선생님 뒤에 이른다.
“선생님!”
“시몬, 대관절 어떻게 여길 왔느냐? 또 바르톨로메오 너도? 너희들은 내일 안식일 황혼 후에 떠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선생님, 저희를 나무라지 마시고… 우선 저희 말씀을 들으십시오.”
“듣겠다. 그리고 중대한 동기가 있어서 너희가 불복종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희를 나무라지 않겠다. 다만 너희들 중의 아무도 병이 들었거나 다치거나 하지 않았다는 보증을 다오.”
“아니, 아닙니다. 주님, 아무런 불행도 없었습니다”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서둘러 말한다. 그러나 솔직하고 언제나 과격한 베드로는 말한다. “흠! 저는 우리 모두가 다리가 부러지거나 머리가 깨지는 것이 그것…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이냐?”
“선생님, 저희는 그 일을… 끝내기 위해서는 오는 것이 나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말하는 중인데, 베드로가 그의 말을 막고
“아니, 그 말씀을 빨리 드리란 말이야!” 하고는 “선생님이 떠나신 뒤로 유다는 마귀가 됐습니다. 저희들은 말도 하지 못하고 토론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누구하고나 다툽니다…. 그리고 엘리사의 모든 하인과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어쩌면 선생님이 시몬을 데리고 오셨기 때문에 질투를 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예수의 얼굴이 매우 준엄하게 되는 것을 보고 유다를 변명하기 위하여 말한다.
“그렇구 말구, 질투지! 그 사람 변명하는 걸 그만두지 못하겠어?… 그렇지 않으면 자네하고 싸워서 그 사람과 싸우지 못한 한을 풀겠네…. 선생님, 제가 잠자코 있는데 성공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생각 좀 해 보십시오. 선생님, 제가 잠자코 있었단 말입니다! 바로 선생님께 대한 순종과 사랑으로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는 데에는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건 그렇구요! 유다가 문을 쾅 닫고 나갔을 때 저희들은 서로 의논을 했습니다…. 그리고 벳수르에서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 것을 끝내고 또… 그의 따귀를 갈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르톨로메오와 같이 즉시 떠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가 돌아오기 전에 지체하지 않고 내가 떠나는 것을 그냥 두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것은… 그것은 제가 더 이상 자제하지 못했겠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었습니다. 다 말씀 드렸습니다. 이제는 제가 잘못한 것으로 생각되면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너는 잘 했다. 너희들 모두 잘 했다.”
“유다두요? 아! 그건 아닙니다, 주님! 그런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그는 파렴치한 광경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래. 그 사람은 잘하지 못했다. 그러나 너는 그를 판단하지 말아라.”
“…예, 주님….” “예” 라는 말이 나오기가 힘들다. 잠간 침묵이 흐른다. 그런 다음 베드로가 묻는다. “그러나 유다가 왜 갑자기 그렇게 되었는지 그것만이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아주 착하게 된 것 같았는데요! 저희들은 정말 무척 화목하게 지냈습니다! 저는 그 상태가 계속되도록 기도를 드리고 희생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슬퍼하시는 걸 저는 볼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잘못할 때면 선생님이 슬퍼하시지요…. 그리고 등불 명절 이후로 저는 다만 한 숟갈을 희생하는 것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한 제자가, 제자들 중의 가장 어린 제자, 보잘것없는 어린 아이가 이 진리를 선생님의 어리석은 사도인 저에게 가르쳐 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진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저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교양 없는 ‘어부요 죄인인 제게까지 내려오신 지혜의 빛 덕택으로 돌대가리인 저도 무엇인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을 말로만 사랑해서는 안 되고, 희생으로 영혼들을 선생님께 구해 드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서, 선생님이 지금과 같이 되시는 것을 스밧달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되시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선생님 곁에 있는 지렁이 같은 저희들, 별이신 선생님 곁에 있는 진흙 같은 저희들, 빛이신 선생님 곁에 있는 어두움인 저희들, 선생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희들이 모실 자격이 없는 우리 선생님이시고 주님이신 분이 이렇게도 창백하시고 이렇게도 슬퍼하시니. 그것은 아무 소용도 없었습니다! 아무 소용도! 그것은 사실입니다. 제 보잘 것 없는 제물… 그렇게도 시시하고… 그렇게 잘못한 제물들… 그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었겠습니까? 그것들이 소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저는 교만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저는 제가 가진 것을 선생님께 드렸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선생님께 바치기 위해서 저 자신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전체로, 성경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온전한 마음과 온전한 영혼과 온전한 힘으로 내 하느님이신 선생님을 사랑했기 때문에 저는 무죄가 증명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도 깨닫고, 우리의 천사인 요한이 늘 말하는 것과 같이 저도 말합니다. 그리고 내 하느님, 선생님에 대한 제 사랑을 더 커지게 하기 위하여 선생님의 보잘것없는 이 시몬 안에 선생님의 사랑을 더 크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면서 예수의 발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베드로는 몸을 구부려 예수의 발에. 입맞춤 하고, 그 자세대로 그대로 있다. 그를 감탄하여 바라보고 그의 말에 찬성하던 바르톨로메오도 베드로가 하는 대로 따라 한다.
“벗들아, 일어 나거라. 내 사랑은 너희들 안에서 끊임없이 커가고, 또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 때문에 강복을 받아라. 다른 사람들은 언제 올 참이냐?”
“황혼이 되기 전에 올 것입니다.”
“좋다. 요안나도 엘리사와 쿠자와 같이 황혼이 되기 전에 올 것이다. 여기서 안식일을 지내고 나서 떠나자.”
“예, 주님. 그러나 요안나가 왜 그렇게 급히 선생님을 모셔 오게 했습니까? 기다릴 수가 없었습니까? 여기 오기로 결정되어 있었는데요! 요안나의 무분별로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요나의 시몬아, 요안나를 비난하지 말아라. 요안나는 조심성과 사랑으로 행동했다. 요안나는 착한 뜻을 튼튼하게 해 주어야 할 영혼들이 있기 때문에 나를 오게 했다.”
“아! 그러면 저는 이제는 그 말을 다시 하지 않겠습니다….그러나 주님, 유다가 왜 그렇게 변했습니까?”
“그 생각은 하지 말아라! 그 생각은 하지 말아! 꽃이 만발하고 조용한 이 에덴동산을 즐겨라. 네 주님을 즐겨라. 가장 나쁜 형태의 인간성이 네 불쌍한 동료의 영에 공격을 가하는 것을 놔두고 잊어라. 그를 위하여 많이, 많이 기도하는 일만 기억하여라. 이리 오너라. 놀라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저 꼬마들을 보러 가자. 조금 전에 영혼에서 영혼으로 사랑을 가지고 그들에게 하느님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었고, 제일 큰 아이들에게는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한 떼의 어린이들에게로 가시면서 두 사도의 허리를 껴안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