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이튿날 아침에야 돌아온다. 베드로는 가파르나움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고, 또 그 도시에는 엘리와 요아킴이 없었기 때문에 떠날 때보다는 더 침착해졌다.
“그자들이 음모를 꾸민 것 같습니다. 과연 그자들이 언제 떠났는지 친구들에게 물어서 그들이 세례자에게 속죄자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자들이 세례자가 붙잡힐 때에 거기 있었다고 말한 지금은 그렇게 일찍 돌아오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세례자가 붙잡힌 것 때문에 사람들이 대단히 흥분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꼬마들에게도 그 일을 알리도록 힘쓰겠습니다. … 그들이 우리에게는 제일 좋은 무기입니다. 저는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도 만났습니다. 그런데 … 그러나 만일 그 사람이 제 눈에 나타난 대로라면 호의를 가진 것같이 보입니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께 요르단강 서쪽 계곡을 따라 가시지 말라고 권하시오. 동쪽이 더 안전해요.’ 하고 말하면서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었습니다. 끝으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보지 못했고 당신에게 말도 하지 않았소. 이걸 기억하시오. 그리고 내 이익과 당신의 이익과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마땅하게 행동하시오. 선생님께 내가 그 분의 친구라고 말씀드리시오.’ 하고 말하면서 마치 공중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공중을 쳐다보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잘할 때에도 항상 불성실합니다. 그리고 … 책망을 듣지 않기 위해서 그들이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 아! 그렇지만요, 저는 백부장도 잠깐 가서 만났습니다. 이렇게 … 말하면서요. ‘하인이 잘 있습니까?’ 하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 사람이 그렇다고 말하기에 ‘다행이로군요! 그 사람의 건강을 유지하도록 조심하세요, 사람들이 선생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니까요. 세례자는 벌써 잡혔거든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로마인은 재빨리 말을 가로챘습니다. 그 사람 음흉하더군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로마의 군기(軍旗)가 있는 곳에서는 선생님은 안전하십니다. 그리고 로마의 군기 아래에서는 죽음이나 갤리선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음모를 꾸밀 수 없다는 것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하고. 그들은 이교도이지만 … 껴안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해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그리고 가도 됩니다.”
“가자.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었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렇게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했어요!”
예수께서는 당신을 환대한 가족과 새 제자에게도 작별 인사를 하시면서 새 제자에게는 여러 가지 지시를 주셨다. 이제는 다시 선생님과 사도들만이 되었다. 그리고 시원한 들판을 통해서 예수께서 들어서신 길로 간다. 그래서 다른 길로 해서 가기를 바라던 베드로가 놀란다.
“이리 가면 호수에서 멀어지는데요 ….”
“내가 해야 할 일을 위해서는 그래도 늦지 않게 도착할 것이다.”
사도들은 이제는 말을 하지 않고 어는 작은 마을을 향하여 간다. 들판에 집 몇 채가 흩어져있는 작은 마을이다. 산의 목장으로 가는 가축들의 방울 소리가 요란스럽게 난다. 예수께서 많은 수의 가축떼를 지나가게 하느라고 걸음을 멈추시자 목자들은 한 무더기로 모여서 서로 예수를 손가락질해 가리킨다. 그들은 서로 의논을 한다. 그러나 감히 그 이상의 일을 못한다. 예수께서는 우거진 풀을 뜯어먹으려고 멈추어 선 가축떼를 건너질러 가셔서 망설임과 불안을 깨뜨리신다. 예수께서는 털이 많고 매애매애 하고 우는 양들 가운데 있는 어린 목동에게 곧바로 가셔서 그를 쓰다듬으시며 물으신다. “양들이 네 것이냐?” 예수께서는 양들이 그 어린이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신다. 그러나 그에게 말을 시키려고 하시는 것이다.
“아닙니다, 주님. 제가 양들을 데리고 있지만 양들의 주인은 여러 사람입니다. 저희들은 산적들 때문에 같이 모여 갑니다.”
“이름이 뭐냐?”
“이사악의 아들 즈가리야입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저희는 가난하기 때문에 고용살이를 합니다. 엄마는 저보다 더 어린 다른 아이 셋을 데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가 오래 됐니?”
“3년 됐습니다, 주님 … 그래서 엄마가 늘 울고 또 저를 쓰다듬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되었기 때문에 저는 웃지 않게 되었습니다. … 제가 맏이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제가 어린 아이에 지나지 않았었는데도 어른이 되고 말았습니다. … 저는 울어서는 안 되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 그렇지만 대단히 어렵습니다.” 과연 지금도 나이에 비하여는 너무 점잖은 작은 얼굴에 눈물이 또 흘러 내린다. 목자들도 모여 왔고 사도들도 모여들었다. 움직이는 양떼 안에 사람 한 떼가 있는 것이다.
“너는 아버지가 없지 않다, 즈가리아야. 하늘에는 네가 착하게 살면 너를 항상 사랑하시는 거룩한 아버지가 계시고, 네 아버지도 아브라함의 품에 있기 때문에 너를 계속 사랑하고 있다. 너는 이것을 믿어야 하고, 이 믿음 때문에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예수께서는 상냥하게 말씀하시며 어린 아이를 쓰다듬어 주신다.
한 목자가 용기를 내서 묻는다. “선생님은 메시아이시지요?”
“그렇소, 내가 메시아요. 어떻게 나를 아시오?”
“저는 선생님이 팔레스티나를 두루 다니신다는 것을 알고, 선생님이 거룩한 말씀을 하신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선생님을 알아봅니다.”
“멀리들 갑니까?”
“높은 산으로 갑니다. 더위가 오니까요. … 저희들에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희들이 가 있는 저 산 위에는 저희들에게 말하는 것이라고는 바람들밖에 없고, 때로는 늑대가 말하고 즈가리야의 경우와 같이 살육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들은 겨우내 선생님을 보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을 한 번도 만나지를 못했습니다.
“저 수풀 그늘로 갑시다. 당신들에게 말을 해주겠소.”
예수께서는 어린 목동의 손을 잡으시고 다른 손으로는 매애매애 하며 주둥이를 쳐든 어린 양들을 쓰다듬으시며 앞장서서 그리로 가신다. 목자들은 양떼를 덤불숲 아래 모아 놓는다. 그리고 양들이 새김질을 하려고 쭈그리고 앉거나 풀을 뜯어먹거나 나무 줄기에 몸을 비비거나 하는 동안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여러분은 ‘저희들이 가 있는 저 산 위에는 말하는 것은 바람밖에 없고, 때로는 살육을 하는 늑대가 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산 위에서 일어나는 일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도 하느님과 사람과 사탄이 작용해서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떤 곳에서나 가지는 것을 산 위에서도 가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율법의 십계명을 알 만큼 율법에 대해서 넉넉히 알고 있습니까? 또 꼬마 너도? 그러면 넉넉히 알고 있군요. 만일 여러분이 하느님께서 당신 계명으로 알려 주신 것을 충실하게 지키면 여러분은 거룩할 것입니다. 세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한탄하지 마시오. 여러분이 그렇게 해서 큰 타락에서 보호를 받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여러분에게서 멀리 계시지 않고, 사람들 가운데에서보다도 당신이 창조하신 바람과 초목과 물을 통해 그 분의 목소리가 말씀하시는 저 고적한 곳에서 더 가까이 계십니다.
이 양떼가 여러분에게 큰 덕행, 대단히 큰 덕행을 가르칩니다. 이 양떼는 온순하고 말을 잘 듣습니다. 양떼는 얼마 안 되는 것으로 만족하고 그가 가진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양떼는 그들을 돌보고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에게 감사할 줄 압니다. 여러분도 그와 같이 하고 이렇게 말하시오. ‘하느님은 우리의 목자이시고 우리는 그 분의 양들이다. 하느님의 눈이 우리를 지키신다. 하느님은 우리를 보호하시고, 악습의 근원이 되는 것을 마련해 주시지 않고 생명에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신다.’ 하고. 그리고 늑대를 마음에서 멀리 떨어져 있게 하시오. 늑대들은 사탄의 명령을 받아 여러분을 유인해서 나쁜 행동을 하라고 부추기는 고약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바로 사탄 자신이 여러분을 깎아내리기 위해 여러분더러 죄를 지으라고 부추기는 것입니다.
깨어 있으시오. 여러분은 늑대의 습관을 아시지요. 늑대는 양들이 순진하고 악의가 없는 그만큼 교활합니다. 그 놈은 위에서 양들의 습관을 살펴보고 나서 살금살금 다가옵니다. 나무덤불 사이로 기어서 가까이 와서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돌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풀 사이에 커다란 무슨 둥근 덩어리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 다음에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면 껑충 뛰어 내려와 어린 양을 이빨로 낚아챕니다. 사탄도 이렇게 합니다. 그는 여러분의 약점을 알기 위하여 지켜보고, 여러분 둘레로 돌아다니면서 해가 없고 방심하는 것 같고 항상 딴 데 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여러분을 늘 지켜보고 있다가 여러분을 죄로 끌어들이려고 느닷없이 달려들며, 가끔 성공을 거둡니다. 그러나 여러분 곁에는 의사가 있고 동정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느님과 여러분의 천사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상처를 입었거나 병이 들었으면 미친 개가 그러는 것처럼 그분들에게서 멀리 가지 마시오. 오히려 반대로 울면서 그분들에게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치시오. 하느님께서는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하시고, 여러분의 천사는 여러분을 위하여 여러분과 함께 하느님께 간청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이 어린이를 사랑하시오. 여러분 각자는 이 고아의 아버지가 좀 된다고 깨달아야 합니다. 어린이가 여러분 가운데 있는 것으로 인해 여러분의 모든 행동이 어린이에 대한 존경이라는 거룩한 억제로 조절되기 바랍니다. 이 어린이 곁에 여러분이 있는 것이 죽음이 그에게서 빼앗아간 것을 보충해 주기 바랍니다.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 어린이는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맡기시는 이웃입니다. 여러분의 가르침으로 이 어린이가 착하고 믿고 정직하고 악습이 없는 사람이 되게 하시오. 이 어린이는 이 양들 중의 하나보다 훨씬 귀중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 양들을 죽게 내버려 두면 여러분에게 벌을 줄 주인의 것이기 때문에 이양들을 돌보고 있으니,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과 이 어린이의 죽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맡기시는 이 영혼을 훨씬 더 잘 돌보아야 할 것입니다. 고아가 된 어린이의 처지는 매우 가슴 아프게 하는 것입니다. 그 처지를 더 어렵게 만들지 마시오. 이 아이가 어리다는 것을 이용해서 그를 괴롭히지 마시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의 행동과 눈물을 보시고, 모든 것을 헤아리셔서 상을 주시거나 벌을 주신다는 것을 생각하시오.
또 너도 절대로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라. 하느님께서 너를 보시고, 네 아버지의 영도 너를 보고 있다. 어떤 것이 네 마음을 흔들어 놓고 너를 악으로 이끌어가거든 ‘안 돼. 나는 영원히 고아가 되기는 싫어.’ 하고 말해라. 만일 네가 죄를 지어 네 마음을 지옥에 떨어뜨리면 너는 영원히 고아가 될 것이다.
착하게들 사시오. 모든 선이 여러분에게 있도록 축복합니다. 만일 우리가 같은 길로 왔더라면, 여러분에게 더 길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해가 지평선에 올라오니 여러분이 떠나야 하고 나도 떠나야 합니다. 여러분은 양들에게 뜨거운 해를 피하게 해야 하고, 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더 무서운 다른 심한 더위를 없애야 합니다. 그들이 나를 목자로 보도록 기도하시오. 즈가리아야, 잘 가거라. 착하게 살아라. 여러분에게 평화.”
예수께서는 어린 목동에게 입맞춤하시고 그에게 강복을 주신다. 그리고 양떼가 천천히 멀어져 가는 동안 지켜보시다가 다시 길을 떠나신다.
“선생님은 우리가 사람들의 마음에서 다른 심한 더위를 없애러 간다고 말씀하셨는데 … 어디로 갑니까?” 가리옷 사람이 묻는다.
“지금 당장은 더 그늘이 지고 개울이 있는 저 곳까지 간다. 거기 가서 식사를 하자. 그런 다음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너희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