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다음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요한과 다른 제자와의 사이에 또 한 가지 대비되는 것이 있다. 이 대비로 내가 특히 사랑하는 제자의 모습이 더 분명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요한은 ‘제자’가 되기 위하여 자기의 사고와 판단 방식까지도 버리는 사람이다. 그는 그의 인격, 즉 그가 선택되기 전에 가졌던 그 인격은 손톱만큼도 남기려고 하지 않고 전부 바치는 사람이다. 그런데 유다는 자기 자신을 버리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가 바치는 것은 실제적으로 바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교만과 관능성과 탐욕으로 병든 자아를 지니고 있다. 그는 그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는 증여(贈與)와 은총의 효과를 약화시킨다.
유다는 모든 실패한 사도의 전형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대단히 많다! 요한은 내게 대한 사랑으로 자기를 제물로 바치는 사람들의 전형이다. 네 본보기이다.
나와 내 어머니는 더 말할 나위 없는 제물이다. 우리를 따라 우리 수준에 이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불가능한 일이기까지 하다. 그것은 우리의 희생이 대단히 힘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요한은! 그는 동정녀, 순교자, 신앙 증거자, 복음 전도자, 활동으로나 명상으로 하느님과 하느님의 어머니를 섬기는 사람같이 나를 사랑하는 모든 부류의 사람이 본받을 수 있는 제물이다. 그는 모든 사람의 본보기가 된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치를 따지는 여러 가지 방식을 살펴 보아라. 유다는 검토하고 토론하고 고집부린다. 그리고 굴종하는 것 같이 보일 때에도 사실에 있어서는 그의 정신상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그런데 요한은 자기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유를 묻지 않으며, 내 마음에 드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이런 것이 본보기이다.
그리고 너도 요한이 순진하게 사랑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주 평화스럽게 되는 것을 느끼지 않았느냐? 오! 나의 작은 요한(마리아 발또르따의 애칭)아! 내가 사랑하던 제자와 점점 더 비슷해지기를 바라는 나의 작은 요한인 너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도가 말한 것과 같이 ‘선생님이 하시는 일은 모두가 잘 하시는 것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래서 ‘너는 나의 사랑스런 평화이다’하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어라. 마리아야, 나도 네 위안이 필요하다. 나를 위로해다오. 내 마음이 네 안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