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요한 4,48).

이는 예수님께서 3월 12일 복음 말씀에서 병든 아들을 낫게 해달라고 청하기 위해 갈릴래아로 그분을 만나러 왔던 왕실관리에게 이르셨던 책망의 말씀이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이미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있어 중요한 유일한 것은 기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예수님은 인내심을 잃으신 듯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러분의 믿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적이나 이적을 보는 것에 있습니까? 그런 것들을 보고 ‘당신은 권능이 있으며, 당신은 신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에 있습니까? 이러한 것은 물론 신앙의 행위지만, 아주 조그마한 믿음에 불과합니다. 그 사람이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합니다. 분명 거기서 믿음은 시작되지만, 그런 다음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그대의 열망은 어디에 있습니까? 왜냐하면 신앙은 이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하느님을 찾으려는 열망, 그분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 있으려는 열망, 그분과 함께 행복해지려는 열망을 갖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참된 기쁨으로 초대하신다

그렇지만 주님께서 이루시는 위대한 기적이란 무엇인가? 교황은 이사야 예언서에서 발췌된 제1독서가 이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이사 65,17-18). 주님께서는 우리의 열망을 그분과 함께 머무는 기쁨으로 이끄신다.

“주님께서 우리의 삶 안에 지나가시고 우리 각자 안에 기적을 행하실 때, 그리고 우리 각자가 자기 삶 안에 주님께서 무엇을 행하셨는지 알게 될 때, 모든 것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나아가라는 초대요, 계속해서 걸어가라는 초대이며, 시편이 말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얼굴을 찾으라’는 초대입니다. 이 기쁨을 찾으라는 초대입니다.”

‘정체된’(‘parcheggiati’) 수많은 그리스도인들

교황은 결국 기적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은총을 받은 데서 멈춰버리고, 더 이상 걸어가지 않으며, 마치 식당에서 식전요리를 먹고 배불러하며, 더 좋은 음식이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가버리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예수님께서 무엇을 생각하실지 물었다.

“어째서 더 이상 걸어가지 않고 멈추어 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까? ‘좋아, 좋아’ 하면서 일상의 일들에 묻혀 있고, 성장하지 않으며, 왜소한 상태로 남아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다. 정체된 그리스도인들입니다(Cristiani parcheggiati). 그들은 주차된 상태로 머물러 있습니다(si parcheggiano). 주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신 이 멋진 일에, 꿈을 가지고 날 줄 모르는, 새장에 갇힌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위험을 무릅쓴다

교황은 우리 각자 다음과 같이 자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나의 열망은 어떠한가? (…) 나는 주님을 이처럼 찾고 있는가? 혹은 나는 두려운가, 나는 열등감에 싸여 있는가? (…) 내 열망의 기준은 어떤 것인가? 전채요리인가 혹은 잔치요리 전체인가?” 이어 교황은 다음과 같이 강론을 끝맺었다. “자신의 열망을 지키십시오. 너무 안주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며, 위험을 무릅쓰십시오. 참된 그리스도인은 위험을 무릅쓰며,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2018년 3월 12일 강론] “참된 그리스도인은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쓴다”
– http://kr.radiovaticana.va/news/2018/03/13/[산타_마르타의_집_아침미사]_“참된_그리스도인은_안주하지_않고_위험을_무릅쓴다”/1366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