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내가 동정녀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라는 교의를 의심했다. 하지만 그는 간절히 기도했으므로 깨우침을 받게 되었다.

   어느 날 밤, 그는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천사가 나타나 집들이 무척이나 많은 한 마을로 그를 데려가 말했다.

   “그대의 외아들이 살 만한 집을 골라 보라.”

   그 사내와 천사는 마을을 둘러보았다. 사내는 신중하게 살폈다. 그는 자기 아들을 끔찍이도 사랑했으므로 최고가 아니면 눈에 들지 않았다. 그가 본 집들은 죄다 낡고 허름한 것들뿐이어서 하나도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사내가 말했다.

   “제 아들에게 어울리는 집은 못 찾겠는데요. 그 아이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집을 한 채 지으면 안되겠습니까?”

   천사가 대답했다.
   “그대가 구상하고 있는 집을 설명만 해 보아라. 바로 지어질거니까.”

   사내는 무척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완벽한 집을 그리듯 설명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곧 그와 같은 집이 정말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대 자식을 위해 이런 집을 고른 이유는 무엇이냐?”
   “제 아들을 어떻게 천사께서 보여 주신 집들에서 살게 내버려 두겠습니까? 그 집들은 죄다 더럽고 금방 무너질 것 같던데요. 둘도 없는 아들이니 완벽하고 이상적인 집에서 살기를 원할 밖에요.”

   천사가 말했다.
   “그 말이 바로 그대 의문의 답이다.”
   “무슨 의문 말입니까?”
   “그대는 원죄 없으신 잉태를 의심하고 있다. 그렇지 않나?”
   “그렇지요. 하지만 그것과 집고르기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몸을 수태할 여인을 찾고 계셨을 때, 그분께선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했지. 모든 인간은 다 불완전하고 죄로 더럽혀져 있어서야. 하느님께서는 사랑과 지혜를 다 기울이시어 당신 아드님의 몸을 수태하는 데 부족함이 없이 완전하고 순결하며 죄에 물들지 않은 한 피조물을 만들어 내셔야 했거든. 불완전한 그대도 그대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만을 원할진대, 하물며 하느님께서 당신의 독생성자를 위해 더 못한 걸 생각하시겠느냐? 그게 성모님이 원죄 없이 잉태한 이유다. 그리스도가 머무실 곳, 그러니까 성모님은 완전한 존재를 잉태하기에 완벽했던 게야.”

– 앤드류 마리아, 『지혜의 발자취』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