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런 감정이 흐려지긴 했지만 어렸을 때 기억은 어떤 스포츠 경기가 있다면 그 상대가 일본인 경우에는 절대로 져서는 안 되었습니다. 어떤 경기든 일본과의 경기는 민족적 자존심이발동해서 인지 그 응원과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운동경기가 하나 있었는데 여러분들도 기억하십니까?

  1982년 세계 야구선수권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였는데 결승전에 한국과 일본이 붙었습니다. 야구에 야자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일단 일본과의 결승전이었기 때문에 그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일단 이기고 봐야 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6회까지 일본 투수의 변화구에 손도 못 대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다 6회 이후 극적인 동점을 만든 이후 역사에도 길이 남을 한대화 선수의 3점 홈런은 우리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통쾌한 감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가장 극적으로 꿀 맛 같은 승리를 이루었고 일본에게는 아주 쓰라린 패배를 안겼습니다.  오늘은 8월15일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된 날이고 성모님께서는 하늘로 승천하신 성모 승천대축일입니다.

  성모승천 대축일의 가장 확실한 메시지는 성모승천은 악마에 대한 악에 대한 가장 극적인 통쾌한 승리라는 것입니다. 세상사를 보면 악이 승리한 듯하고 거짓이 진리인 냥 행세하고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악은 위세를 부린 만큼 더 철저히 쓰라린 패배와 비참을 맛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장 극적이고 결정적인 승리가 가장 확실히 드러나는 날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마귀입장에서는 그래도 견딜 만 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은 원래 하느님이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승천을 견딜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모님은 자신과 같은 피조물이었기 때문이고 하느님보다 높게 되고 싶은 교만으로 자신들은 마귀가 되었고 같은 피조물인 성모님은 철저히 하느님의 종임을 고백하고 순종하였기에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기 때문에 마귀들이 느끼는 비참은 더욱 처절한 것입니다.

  천국에서의 추락은 아담과 하와였고 천국에로의 영광스러운 승천은 예수님과 성모님이십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성모님의 역할은 그리스도와의 일치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장 영광스럽게 하늘나라로 개선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제부터 우리가 어머니의 옷자락만 잡고 있어도 어머니처럼 승천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어제 어린이 미사에서 어떤 어린이가 지금 성모님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성모님의 옷자락을 잡을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대답했습니다.

  묵주기도가 바로 성모님의 옷자락을 붙잡는 것입니다.

  성모신심의 핵심은 우리도 성모님처럼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죄인의 피난처인 그분께 나를 봉헌함으로써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주님만나기 위해 씻겨지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가장 기쁜 의무와 권리중의 하나는 자식을 씻어주는 것입니다.

  오늘 성모님의 승천은 쉽게 지치고, 쉽게 반항하고, 쉽게 넘어지고 불평하는 우리들에 대한 가장 큰 용기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쉽게 지치고 넘어지고 반항하고 불평하는 것은 우리의 시선이 아직 지상의 것에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의 시선을 천상의 것에 머물게 합니다. 죄 많은 우리는 포기하지 말고 도미니꼬 사비오 성인이 알려준 일곱 가지 천상의 덕을 이 지상에서 닦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승천하시는 성모님께 일곱 가지 꽃을 선물해야 합니다.

  장미는 애덕(사랑)의 상징이고, 오랑캐꽃은 겸손이고, 해바라기는 순명, 초롱당 꽃은 보속과 극기, 밀 이삭은 잦은 영성체, 백합은 “하늘에서 하느님의 어린 양과 같으리라”라고 쓰여진 바가 있는 정결의 덕을 가리킵니다. 다년초는 모든 덕은 항구적이어야 한다는 것, 즉 항구함의 덕을 의미합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러한 덕들은 묵주기도 안에 있습니다.

  우리의 시선은 천상에로 고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상에서 흔들림 없이 주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온전히 걸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시선이 지상의 것에 머무를 때는 즉각적으로 기도하는 것과 인내하는 것에 권태와 싫증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 성모승천은 정결하신 성모님의 천상입성과 하느님의 어머니로서의 영광을 아담과 하와로 인해 닫혔던 문이 이제 완벽하게 복원된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에게는 천상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문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이제 우리 탓입니다.

  엄마 품에 있는 아이와 엄마 손을 잡고 있는 아이와 엄마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아이는 엄마의 가는 곳에 함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장보러 어머니 손을 잡고 가면 장에서 나올 때 꼭 다른 엄마 손이나 옷을 잡고 있는 경험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시장에 볼 것이 너무 많아서 정신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 지상 것에 너무 재미있어하고 호기심을 기우고 귀를 기울이면 성모님의 손이 아니라 다른 이의 손을 붙잡고 있게 됩니다. 우리는 성모님의 손을 잡든가 마귀의 손을 잡든가 합니다.

  성모님께서 승천하신 날 우리 민족은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 경사스러운 날에 승리가 가장 완벽하게 드러난 날에 우리는 죄에서 온전히 해방되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시선을 온전히 성모님께, 천상에 두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어머니를 발견한 사람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유산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승리의 노래를 어머니와 함께 부를 것입니다. 우리는 어머니께 봉헌한 몸이니 이미 우리의 모든 것은 이미 천상에 있습니다. 나의 작음에, 넘어짐에 슬퍼하지 말고 내 곁에 어머니가 있는 것에 놀라고 감사하도록 합시다.  

– 김연준 신부님(광주교구): 성모승천 대축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