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 사람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하고 베드로가 요셉이라는 사람을 가리키면서 예수께 묻는다. 그 사람은 일행이 엠마오를 떠난 때부터 그들을 따라오고, 지금은 그를 특별히 보살피는 알패오의 두 아들과 시몬의 말을 듣고 있다.
“내가 말했지. 우리와 함께 갈릴래아까지 가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요? …”
“그 다음에는 …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될 터이니 두고 보아라.”
“저 사람도 제자가 됩니까? 그에게는 그런 일이 있었는데두요?”
“너도 바리사이파 사람이냐?”
“저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우리를 너무 엄중히 감시하는 것만 같습니다 ….”
“그래서 저 사람이 우리와 같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를 난처하게 할 것이다. 네 말은 이 말이지. 그러면 소란이 두려워서 비탄과 싸우고 있는 아브라함의 후손을 내버려두어야 한단 말이냐? 아니다, 시몬 베드로야. 저 사람은 그의 커다란 상처가 어떻게 치료되느냐에 따라서 파멸할 수도 구원을 받을 수도 있는 영혼이다.”
“그러나 저희들은 벌써 선생님의 제자가 아닙니까? …”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바라보시며 잔잔히 웃으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몇 달전 어느 날 나는 ‘다른 사람이 많이 올 것이다’ 하고 네게 말하였다. 밭은 넓다, 넓어도 대단히 넓다. 그 넓이에 비해서는 일꾼이 항상 모자랄 것이다. … 요나와 같이 일하던 중에 쓰러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러나 너희들은 언제나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일 것이다.” 하고 말을 마치시며 슬퍼하는 베드로를 당신께로 끌어당기시니, 베드로는 이 약속의 말을 듣고 안심한다.
“그러면 저 사람도 우리와 같이 가는 겁니까?”
“그렇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저 사람은 지금 그가 들여마셔야 한 그 많은 증오로 해독을 입고 있다. 중독이 된 것이다.”
야고보와 요한도 안드레아와 같이 선생님께로 와서 듣고 있다.
“너희들은 비타협적인 증오로 사람이 사람에게 끼칠 수 있는 악이 얼마나 엄청난 지 어림잡을 수 없을 거다. 너희들의 선생이 영적으로 병든 사람들에 대해서 항상 친절하였다는 것을 기억하길 부탁한다. 너희들은 내 가장 큰 기적들과 내 가장 중요한 힘이 육체의 병을 고쳐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느냐? 벗들아, 그렇지 않다. … 그래 내 앞에 있는 사람들도 뒤에 있는 사람들도 이리 오너라. 길이 넓으니 우리는 함께 모여서 걸어갈 수 있다.”
모두가 예수께로 바싹 다가서니 예수께서는 계속하신다. “내 주요한 일, 즉 내 성질과 내 사명에 대하여 더 많이 증언해 주고, 내 아버지께서 기쁘게 바라 보시는 일은 한 가지나 또는 여러 가지 주요한 악습을 고쳐 주거나, 하느님께 벌을 받거나 버림을 받았다는 확신으로 사람의 기를 꺾어놓는 고뇌 같은 마음의 병을 고쳐 주는 것이다.
하느님의 도움에 대한 이 확신을 잃은 영혼은 이제 어떻게 되겠느냐? 그것은 그의 힘이요 기쁨이었던 생각에 달라붙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먼지 속에서 질질 끌려 다니는 힘없는 메꽃 줄기와 같다.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다. 인생이 그 여러 가지 고통이 있는데도 아름다운 것은 다만 하느님이라는 태양의 빛을 받기 때문이다. 인생은 이 태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인간의 나날은 눈물에 젖고 피로 물들어 얼마나 어두우냐? 그렇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태양이 있을 것이다. 고통과 이별과 냉혹과 증오와 비참과 찍어 누르는 구름 아래 고독도 다 없어지고, 밝음과 노래, 고요와 평화가 있을 것이고, 하느님이 계실 것이다. 영원한 태양이신 하느님이! 일식이 갑자기 올 때에 땅이 얼마나 쓸쓸한 지 보아라. 만일 사람이 ‘해가 죽었다’고 생각해야 한다면, 그가 영원히 캄캄한 무덤 속에 갇히고 묻혀서 살아서, 죽기 전에 죽은 것같이 생각되지 않겠느냐? 그러나 사람은 해를 가려서 세상에 음산한 모습을 가지게 하는 저 천체 너머에는 항상 하느님의 태양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과 일치한다는 생각도 이와 같다. 사람들이 상처를 입히고, 도둑질을 하고, 중상을 한다고?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고치시고, 되돌려 주시고, 무죄를 증명하신다. 그리고 제한없이 그렇게 하신다. 사람들이 ‘하느님께서 너를 물리치셨다.’고 말하느냐? 그러나 안심하는 영혼은 이렇게 생각한다. 아니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하느님은 공평하시고 인자하시다. 하느님께서는 원인들을 보시고 또 친절하시다. 그리고 아무리 친절한 사람이 그럴 수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친절하시다. 무한히 친절하시다. 따라서 그렇지 않다. 만일 내가 눈물젖은 얼굴을 그분의 가슴에 갖다대고 <아버지, 제게는 아버지만이 남아 계십니다. 당신 아들이 몹시 슬퍼하고 기가 죽었습니다. 제게 평화를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리면 나를 물리치지 않으실 것이다 ….” 하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인 나는 이제 사람이 흔들어놓고 사탄이 뒤엎어 놓은 사람들을 모아서 구원한다. 이것이 내 사업이다. 참으로 내 사업이다. 육체에 대한 기적은 하느님의 능력이고, 정신의 구속(救贖)은 구세주요 속죄자인 예수 그리스도의 일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내 생각은 틀림이 없다. 즉 하느님의 눈과 그들 자신의 눈으로 보아 내게서 그들의 복권(復權)을 얻어낸 사람들은 내 충실한 제자들일 것이고, 군중들에게 ‘여러분은 죄인이십니까? 나도 죄인입니다. 여러분의 품위가 떨어졌습니까? 내 품위도 떨어졌습니다. 여러분은 실망했습니까? 나도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보시다시피 메시아께서 내 정신적인 비참을 불쌍히 여기셔서 나를 사제로 만들고자 하셨습니다. 그것은 그분이 자비 바로 그것이시기 때문인데,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믿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그 자비를 경험한 사람보다 그것을 믿게 하기에 더 알맞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말해서 그들을 더 힘있게 하느님께로 데려올 수 있을 사람들도 내 충실한 제자들일 것이다. 이제는 내 친구들과 나를 내가 태어날 때부터 경배한 사람들, 즉 너희들과 목자들에게 이 사람들을 결합시킨다. 나는 이 사람들을 목자들과 내가 병을 고쳐 준 사람들과 너희 열 두 사람의 선택 같은 특별한 선택을 받지 않고도 내 길에 들어서서 죽을 때까지 그 길을 갈 사람들과 결합시킨다. 아리마태아 근처에는 이사악이 있다. 우리 친구 요셉이 이것을 내게 청하였다. 나는 이사악을 데리고 가서, 시몬이 우리에게 오게 되면 그와 합치도록 하겠다. 만일 네가 내게 평화와 온전한 생명이 있다는 것을 믿으면 너는 그들과 합쳐질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네게는 착한 형제들이 될 것이다.”
“오, 제 위로! 바로 선생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인간과 믿는 사람으로서의 제 큰 상처들은 시시각각 나아갑니다. 저는 사흘 전부터 선생님과 같이 있는데, 사흘 전만 해도 제게는 격렬한 아픔이던 것이 이제는 멀어져 가는 꿈같이 생각됩니다. 제가 그 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선생님이 실제로 계신 앞에서 꿈의 잔인한 세부 사항들이 사라져 갑니다. 지난 며칠 밤에 저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요빠에는 마음좋은 제 친척이 한 사람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이 제 불행의 본의 아닌 원인 … 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통해서 그 여자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이것으로 선생님은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의 딸인지 저희들이 알 수 있었는지 어떤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 … 그 여자, 즉 제 아버지의 첫째 부인이었던 여자의 딸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아버지의 딸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성을 가지고 있었고, 멀리서 왔었습니다. 그 여자를 상품 거래를 하느라고 제 친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여자를 그렇게 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 친척은 제 상점을 몹시 가지고 싶어합니다. 저는 그에게 제 상점을 주겠습니다. 제 상점을 주인없이 놓아두면 망할 것입니다. 그런데 제 친척은 제 불행의 원인이 되었다는 모든 가책을 느끼지 않기 위해 틀림없이 제 상품들을 취득할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자족(自足)할 수 있고, 안심하고 선생님을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그 이사악을 제게 주시기만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 생각만 가지고 혼자 있기가 겁이 납니다. 아직도 너무 슬픈 생각들을 ….”
“이사악을 네게 주마. 그는 마음씨가 착하다. 그는 고통으로 완전하게 되었다. 그는 30년 동안 그의 십자가를 졌다. 그는 고통을 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 우리는 그 동안 길을 계속 갈 테니, 너희는 나자렛으로 나를 찾아 오너라.”
“요셉한테는 들르지 않습니까? 그의 집에?”
“요셉은 아마 예루살렘에 있을 것이다. … 최고회의는 할일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사악을 통해 사정을 알게 될 것이다. 만일 그가 집에 있으면, 그에게 우리의 평화를 가져 가기로 하자. 그렇지 않으면 하룻밤만 머무르면서 쉬어가자. 나는 빨리 갈릴래아로 다시 가고 싶다. 거기에는 고통을 당하는 어머니가 한 분 계시다. 그 분을 괴롭히려고 애쓰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하여라. 나는 그 분을 안심시켜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