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지서가 지혜를 찬양하면서 무엇이라고 말하느냐? ‘지혜 안에는 과연 거룩하고 오직 하나이고 다양하고 예민한 지능의 정신이 들어 있다.’ 지서는 계속해서 지혜의 특성들을 열거하고 이런 말로 끝을 맺는다.‘‥‥지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미리 내다보고, 모든 정신을 이해하며, 영리하고 깨끗하고 예민하다. 지혜는 그 순결로 모든 것을 뚫고 들어가고, 하느님의 정신의 발로이다‥‥. 그러므로 지혜 안에는 불순한 것이 아무 것도 없고‥‥ 하느님의 인자의 모습이다. 유일하면서도 지혜의 단일성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변함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 지혜는 거룩한 영혼들에게 자기를 전해 주고 하느님의 벗들과 예언자들을 도와야 한다.’
  너는 요셉이 인간적인 교양으로가 아니라 초자연적인 교육으로 이렇게 티 없는 동정녀의 봉인된 책을 읽을 줄 알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큰 덕행밖에 보지 못하는 그곳에서 초인간적인 신비를 봄으로써 예언자들의 진리를 그의 ‘눈’으로 가볍게 스치는지를 보았다. 하느님의 덕에서 발산되고 전능의 확실한 발산인 그 지혜가 배어든 요셉은 평온하고 안전한 정신에 인도되어 마리아라는 그 은총의 신비의 바다로 향하여 가서 정신적인 교환으로 마리아와 서로 만나는데, 정신적인 교환에서는 입술보다는 오히려 두 정신이 하느님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영혼들의 거룩한 침묵 속에서 서로 말한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은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사람들 밖에는 받지 못하는데, 그것은 이런 사람들이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고 하느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은총이 가득한 이의 일치와 존재로 늘어나는 의인의 지혜는 그를 하느님의 가장 높은 비밀 속으로 뚫고 들어가도록 준비하여 그 비밀들을 보호하고 사람들이나 마귀의 함정에서 그것을 지킬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게 되는 기회이다. 지혜는 의인을 가지고 성인을 만들고, 성인을 가지고 하느님의 정배와 아들을 지키는 사람을 만든다.
  이제는 그의 순결을 천사적인 영웅적 행위로까지 가져가는 순결한 사람인 그는 하느님의 봉인을 쳐들지 않고도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동정의 금강석에 쓰인 말을 읽을 수 있으며, 거기서 읽는 것을 그의 조심성 때문에 말을 하지 않지만, 모세가 돌판에 새겨진 것을 읽은 것보다 휠씬 더 위대한 것이다. 그리고 속된 눈이 신비의 신선미를 없애지 못하게 하려고 봉인 위에 찍은 봉인으로, 낙원의 입구에 있던 불의 대천사로 거기에 자리잡는다.
  그 낙원에서는 영원하신 분이 ‘저녁의 산들바람 속을 산책하시며.’ 당신의 사랑이요 꽃핀 백합의 숲이요 향기가 가득 실린 미풍이요 아침의 서늘한 산들바람이며, 아름다운 별이요 하느님와 환희인 여인과 말씀하시면서 즐기신다. 새로운 하와가 거기 자기 앞에 있다. 그의 뼈의 뼈, 그의 살의 살로서가 아니라, 그의 생활의 동무로서 거기 있다. 하느님에게서 보호하라는 위임을 받았고, 그가 받은 그대로 순결하게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하는 하느님의 산 계약의 궤가 거기 있다.
  책장이 더럽혀지지 않은 그 책에는 ‘하느님의 정배’라고 씌어 있었다‥‥. 그리고 시련의 의심이 그 고통을 그에게 불어 보냈을 때 그는 남자로서 그리고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으로서 추측되는 독성(瀆聖) 때문에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더 고통을 당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장차 올 시련이었다. 지금 은총의 때에는 그가 보고 하느님을 더 참되게 섬기기 시작한다. 시련을 겪고 하느님의 보조자가 되기 위하여 모든 성인의 경우에 그랬던 것처럼 시련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은 이 다음 일일 것이다.
  레위기에 무엇이라고 씌어 있느냐? ‘네 형 아아론에게 아무 때나 휘장 뒤에 있는 지성소, 계약의 궤 위에 덮인 속죄소 앞에 들어와서 내가 성전 위에 구름 속에 나타난 때에 죽지 않도록 하라고 일러라. 먼저 다음과 같은 일을 하지 않고는 들어오지 말라고 일러라. 속죄물로 송아지를 바치고 희생제물로 양을 바치며, 아마포로 지은 속옷을 입고 아아포로 만든 팬츠로 알몸을 가려야 한다.’
  그런데 사실 요셉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만큼만, 하느님의 성령이 그 위에 감돌고 계시는 계약의 궤를 가리는 휘장 너머로 하느님의 지성소로 들어가서, 자기를 바치고 세상의 죄와 이 죄의 속죄를 위한 희생제물인 어린 양을 바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요셉은 세상 시초의 어느 날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승리를 거두었던 본능을, 그러나 이제는 아들과 어머니와 추정상(推定上)의 아버지 안에서 짓밟힐 본능들을 없애기 위하여 그의 서원으로 괴롭혀진 몸에 아마포로 된 옷을 입고 행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은총으로 돌아오고 하느님께 인간에 대한 권리가 돌려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요셉은 이것을 그의 평생 순결로 행한다.
  요셉이 골고타에는 있지 않았느냐? 너희들에게 그분이 공동구속자들 중에 끼지 않은 것같이 보이느냐? 사실 너희들에게 말한다마는, 요셉은 공동구속자들 중의 첫째였고, 이 때문에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에 위대한 사람이다. 희생과 인내와 꾸준함과 믿음으로 위대한 분이다. 메시아의 기적을 보지 않고 믿은 사람의 믿음보다 더 큰 믿음이 어떤 것이냐?
  너희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 즉 순결, 충성, 완전한 사랑의 본보기인 내 추정상의 아버지에게 찬사를 드린다. 은총의 신비를 이행할 줄 알기 위하여 지혜의 가르침을 받아 봉인된 책을 놀라우리만큼 읽은 그분에게, 세상의 구원을 그의 모든 원수의 계략에서 보호하라고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그분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