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솔로몬은 지혜서에서 이런 말을 한다. ‘누가 만일 아주 어리거든 내게로 오너라’ 하고. 그리고 실제에 있어서 영원하신 지혜는 당신의 성채(城砦)에서, 당신의 도성의 성곽에서 영원한 어린아이에게 ‘내게로 오너라’ 하고 말씀하신다. 하느님은 아기를 차지하기를 갈망하셨다. 나중에 온전히 순결한 어린 아기의 아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내버려 두어라. 하늘나라는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과 같이 되지 않는 사람은 내 나라에서 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목소리들이 서로 만난다. 그리고 하늘의 목소리가 아주 어린 마리아에게 ‘내게로 오너라’ 하고 말하는 동안 사람의 목소리는 ‘너희가 아주 작은 어린 아이가 될 줄을 알거든 내게로 오너라’ 하고 말하면서 자기 어머니를 생각한다.
  나는 너희들의 본보기로 내 어머니를 준다.
  여기 비둘기같이 순박하고 순결한 마음을 가진 완전한 아기가 있다. 세월과 세상과의 접촉도 그 타락과 그 거짓과 음흉한 방법의 야비함으로써도 손상을 입히지 못한 어린 아기가 말이다. 마리아는 이 접촉을 물리쳤다. 이 아기를 보면서 내게로 오너라.
  저 아기를 보는 네가 말을 해다오. 저 어린 아기의 눈길이 십자가 아래에서나 성령강림의 환희 속에서나 영원한 잠에 들어가려고 그의 눈꺼풀이 영양의 눈과 같은 그의 눈을 가릴 때에 네가 본 그 눈길과 다르냐? 아니다. 여기서는 어린 아기의 불분명하고 놀란 눈길인데, 그 다음에는 성모영보의 놀라고 공손한 눈길, 다음에는 베들레헴의 어머니의 지극히 행복한 눈길, 그 다음에는 숭고한 내 첫째 제자로서의 흠숭의 눈길, 다음에는 골고타의 고통당하는 어머니의 가슴을 찢는 듯한 눈길, 그 다음에는 부활과 성령강림의 행복해하는 눈길, 그 다음에는 마지막 시각(視覺)의 꿈꾸는 듯한 잠이 드는 가려진 눈길이다. 그러나 처음을 보기 위하여 눈이 떠질 때에나 그렇게도 많은 기쁨과 소름끼치는 일을 본 다음에 기진맥진하여 마지막 광선을 향하여 감겨질 때에나 눈은 마리아의 이마 아래에서 항상 마찬가지로 빛나는 하늘의 한 조각같이 맑고 깨끗하고 조용하다. 분노와 거짓말과 교만과 부정과 증오와 호기심은 그것들의 흐린 구름으로 이 눈을 절대로 더럽히지 못하였다.
  저 눈은 울음과 웃음 가운데에서 사랑을 가지고 하느님을 쳐다보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위하여 모든 것을 어루만지고 용서하고 참아 받는 눈이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마음에 침투하기 위하여 눈을 그렇게도 많이 사용한 악의 공격에 대하여 손상되지 않는 것이 되었다. 순결하고 거룩한 사람들, 하느님께 열중한 사람들이 가진 깨끗하고 화평하고 축복하는 눈이다.
  내가 그런 말을 하였다. ‘네 몸의 빛은 눈이다. 네 눈이 깨끗하면 네 몸 전체가 빛 속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네 눈이 흐리면 네 몸 전체가 어둠 속에 있을 것이다.’ 성인들은 정신에 있어서는 빛이고 육체에 있어서는 구원인 이 눈을 가졌었다. 그것은 그들이 마리아와 같이 일생동안 하느님만을 바라보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이 하느님을 기억하였기 때문이다.
  작은 목소리야, 네게 말한 이 마지막 말의 뜻을 설명해 주마.”